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리말 톺아보기] 낙엽이 가는 길

입력
2017.10.15 11:04
29면
0 0

동요 ‘가을’의 가사처럼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푸른 잎이 붉은 치마를 갈아입는’ 요즘이다. 올해는 평소보다 빨리 설악산에서 첫 단풍이 시작된 이후 전국의 주요 산들이 붉은빛과 노란색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단풍(丹楓)’은 ‘기후 변화로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한 식물의 잎’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실 초봄에 새싹이 나서 어린잎이 나올 때 거의 모두 노란색을 띠지만 어린잎에 금방 엽록소가 생겨 신록(新綠)의 색깔로 변하기 때문에 노란색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가을에 단풍으로 바뀌는 것은 나뭇잎 속의 엽록소가 분해되고 안토시안(anthocyan)이 생성되기 때문인데, 안토시안은 ‘식물 잎의 세포액 속에 들어 있어서 빨강, 자주 등의 빛깔을 나타내는 색소’를 말한다.

겨울이 되면 나뭇잎의 엽록소가 모두 붕괴되고 잎이 말라 죽으면서 낙엽(落葉)이 되는데, 이렇듯 초봄에 새싹이 돋아나 초여름에 신록으로 자라고 한여름에 짙은 초록의 무성(茂盛)함을 뽐내다가 가을에 아름다운 단풍으로 절정을 이루고는 겨울에 낙엽으로 지는 나뭇잎의 일생이 우리 사람의 인생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가수 나훈아 씨는 그의 노래 ‘낙엽이 가는 길’에서 낙엽을 사람에 비유해 이렇게 노래했다. “내 몸이 떨어져서 어디로 가나. 지나온 긴 여름이 아쉽지만 바람이 나를 몰고 멀리 가면 가지에 맺은 정이 식어만 가네.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면 내일 다시 오리라. 웃고 가리라. 울어도 울어 봐도 소용이 없네. 이제는 떠나야지 정든 가지를. 저 멀리 아주 멀리 나는 가지만, 가지에 맺은 정이 식어만 가네. 겨울이 찾아와서 가지를 울려도 또 다시 찾아오리. 정든 가지를”

유지철 KBS 아나운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