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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리스크에도…피치 한국 신용등급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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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리스크에도…피치 한국 신용등급 유지

입력
2017.10.12 19: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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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국가신용등급 AA- 유지

“미사일 테스트와 전쟁은 별개

한반도 위기 과거 패턴과 유사”

한국 경제 ‘견고한 성장세’ 평가

외국인, 한국증시로 귀환

4거래일 간 1조8000억 순매수

코스피 2474 이틀 연속 최고치

한국 국가신용등급/2017-10-12(한국일보)
한국 국가신용등급/2017-10-12(한국일보)

북한과 미국의 충돌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Fitch)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외국인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달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 투자자도 국내 증시로 ‘귀환’하고 있다.

피치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의 장기 국가신용등급 ‘AA-’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도 종전대로 ‘안정적’을 유지했다. 이는 당분간 한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계획이 없다는 뜻이다. 피치는 2012년 9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네 번째 등급인 ‘AA-’로 올린 뒤 이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눈길을 끈 것은 피치가 밝힌 등급 유지 이유다. 피치는 우선 “북한 핵실험과 북미간 위협적 수사(rhetoric)로 인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주요 불안요인”이라며 “직접적 충돌이 없어도 이 같은 긴장은 기업ㆍ소비 심리 악화, 미중 통상마찰에 따른 한국의 수출 감소 등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피치는 “한반도 내 지정학적 위험(리스크) 고조는 과거와 유사한 패턴으로 보이고 있어 새로운 게 아니다”며 “한반도에서 전면적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피치는 “미사일 테스트 및 공격적 언행과 실제 전쟁 가능성은 별개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치는 북핵 변수를 제거한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올해 2.7%, 내년 2.8%)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고, “새 정부 출범으로 장기간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해소되며 내수가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는 가계의 소비성향을 축소시키고, 한국경제의 충격 취약도를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8월 S&P도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도 무력충돌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판단된다”며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AA’(세 번째 높은 등급)를 그대로 유지했다. 무디스(Moody’s)도 조만간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디스는 2015년 12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AA-)에서 ‘AA2’(AA)로 한 단계 높인 바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중국과 영국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된 뒤 북한 리스크에 직면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었다”며 “S&P와 피치 모두 긍정적 관점을 유지한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 대한 ‘바이 코리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443억원을 순매수하며 4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지속했다. 최근 4거래일간 외국인의 총 순매수 규모는 1조8,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에 코스피도 0.68%(16.60포인트) 오른 2,474.76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7월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보기술(IT)주 ‘고점’ 논란이 외국인 매도를 촉발했는데, 최근 반도체 가격이 많이 오르고 북한 리스크도 완화되며 외국인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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