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그리는 여자들
프랜시스 보르젤로 지음ㆍ주은정 옮김
아트북스 발행ㆍ368쪽ㆍ2만5,000원
저자 프랜시스 보르젤로는 어느 날 “여성 화가의 자화상을 하나의 독립적인 장르로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로 결심했다. 틈틈이 여성 화가의 자화상을 수집하던 중 여성 화가의 자화상에서 어떤 특별한 느낌을 발견해서다. 그 느낌을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여성 화가의 자화상을, 일종의 나르시시즘 거울 정도로 여기는 편견을 부정한다. 되레 성 역할에 따른 편견 때문에 여성 화가들 “자신은 만족스럽고 재능 있는 모습으로 보여 주는 방식을 매번 새로 생각해 내야 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당대의 지배적 여성성의 개념에 부합”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고 신념을 밝히며 당대의 기준에 대한 이해를 보여 주는 빼어난 이미지”를 찾아내기도 한다. SNS상 여성들의 셀카 사진을 덧대어 읽어 보는 것도 흥미롭다. 책 곳곳에 빼곡한 여성 화가들의 자화상을 보는 재미도 좋다. 직역투 문장이 다소 딱딱한 게 아쉽다. 조태성 기자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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