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국정감사서 제기
"중령 이상 유럽 등 계급별로 여행지 달라"
군 내에서 '우수근무자 해외시찰, 국방사절단' 등의 명목으로 진행되는 부부동반 해외·국내여행이 명확한 근거없이 행해지고 있으며 매년 10억원 이상의 예산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은 12일 "뚜렷한 근거 없이 이뤄지는 부부동반 여행은 예산의 방만한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과거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으나 개선이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각 군과 국방부 주관으로 부부동반 해외·국내 여행을 다녀온 경우는 ▲공군 1467쌍(해외 961쌍, 제주도 506쌍) ▲해군 360쌍(해외 68쌍, 제주도 360쌍) ▲육군 250쌍(해외) ▲국방부 452쌍(해외 157쌍, 제주도 295쌍) 등이다.
여행지는 서유럽(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동남아(캄보디아·태국·중국 등)와 제주도였다. 특히 계급별로 여행지가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중령 이상은 유럽, 소령 이하는 동남아, 준위 이하 준·부사관은 제주도식이었다.
각 여행 행사는 서유럽 '우수근무자 해외시찰/국방사절단', 동남아는 '근무유공자 및 우수대대장 국외 위로행사' 또는 '우수근무자 국외 역사/문화탐방', 제주의 경우에는 '유공자 국내 위로행사' 또는 '모범 준 부사관 국내시찰' 등으로 명명됐다.
2015년부터는 소수 준·부사관 부부들이 동남아를 다녀왔다. 장교가 제주도로 여행을 간 사례는 없었다. 제주도에는 준위 이하 1161명의 준·부사관과 군무원이 다녀왔다.국방부 주관 준·부사관 국내시찰 중 매년 약 30%가 기무사 소속 인원이라는 사실도 눈에 띄었다.
이 의원은 "부부동반 해외여행에만 쓰는 예산이 매년 10억이 넘는다. 예산에는 특별한 항목이 없고 전력운영비에서 지원된다"며 "법률은 물론 국방부의 내부 규정에서도 예산 지원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 각 군과 국방부는 '1995년 대통령 지시로 시작됐다'고만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동이 많고, 격오지 근무도 마다할 수 없는 군 특수성 상 부부동반 위로여행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차별 시비 등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근거와 기준을 명백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 군 별로 해당 인원이 크게 차이나는 것이나 계급에 따라 여행지에 차등을 두는 것, 또 국방부 준·부사관 중 혜택 받는 사람들의 30%가 기무사 소속인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계급이나 출신, 소속에 무관하게 명백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서 투명하게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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