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앙동 ‘꿈틀로’ 르네상스
포항시, 빈 점포 24칸 임차
예술인 24명 선정 무상 임대
전시ㆍ공연 잇따르며 활기
전국 예술인들 입주문의 쇄도
한때 포항 지역 최대 번화가였던 중앙동 일대. 지금은 도심공동화로 낙후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곳이다. 포항시 중앙동 일대가 문화예술촌으로 부활하고 있다. 포항시가 빈 점포를 임차해 예술인들에게 무상 임대하면서 문화ㆍ예술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중앙동 일대는 포항시청 등 관공서와 금융기관 등이 밀집해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포항지역 최대 번화가였다. 하지만 2006년 포항시청사가 남구 대잠동으로 옮겨가고, 부도심이 성장하면서 도심공동화 현상이 심화했다. 지난 3월엔 72년 역사의 포항중앙초등학교도 이름만 남겨두고 문을 닫았다.
이 같은 포항 중심가가 올 들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회화 공예 도예 조각 등 미술은 물론 연주자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공방과 거리에선 수시로 전시회나 연주회가 열리고 있다.
포항시는 올 들어 중앙동 일대를 문화예술거리로 조성키로 하고 시민공모를 통해 거리 명칭부터 ‘꿈틀로’로 명명했다. 꿈을 꿀 수 있는 틀(터전)이라는 뜻과 쇠퇴한 거리가 다시 꿈틀거리며 되살아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중앙파출소 주변 빈 점포 14곳을 임차해 100㎡ 내외의 작업공간 24개를 만들었다. 공모로 선정한 예술인 24명에게 2년간 무상으로 임대했다. 1개 점포당 월평균 30만~40만원의 임차료는 포항시 부담이다.
가로 환경도 확 바뀌고 있다. 중앙파출소엔 ‘불철주야 시민을 지킨다’는 의미를 담아 부엉이 조형물을 부착했다. 낡은 건물 벽면은 암벽등반가로 보이는 조형물을 달거나 폐 자전거 부속으로 꾸몄다.
을씨년스럽던 거리 분위기도 밝아지고 있다. 예술인들이 작업실을 공개하고 다양한 시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자 공예 등 예술 작품을 직접 만들어 보려는 일반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지는 것이다.
포항시 문화예술과 황상해씨는 “꿈틀로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벌써부터 문화예술인들의 입주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해마다 2, 3명의 작가를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부터 3일간 열린 꿈틀로 페스티벌은 라이브 음악 공연과 상점 앞 아기자기한 예술작품이 전시되면서 많은 시민들로 북적거려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포항시는 지난달 18일 개막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에 맞춰 관람객들이 작품 감상 후 꿈틀로 공방을 찾아 직접 철로 공예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진행, 호응을 얻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중앙동 일대가 문화 예술촌으로 탈바꿈하면서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로 거듭나고 있다”며 “꿈틀로를 모델 삼아 시민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며 포항 전체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개발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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