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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공격수들 “한국수비가 가장 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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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공격수들 “한국수비가 가장 편했어요”

입력
2017.10.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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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모로코와 평가전에서 작전 지시를 하는 신태용(왼쪽) 국가대표 감독과 그라운드에서 뛰는 이청용. 빌/비엔느(스위스)=연합뉴스
10일 모로코와 평가전에서 작전 지시를 하는 신태용(왼쪽) 국가대표 감독과 그라운드에서 뛰는 이청용. 빌/비엔느(스위스)=연합뉴스

‘비록 소는 잃었지만(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외양간을 고쳐야(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한국 축구가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수비 안정이 급선무라는 사실이 유럽 평가전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정해성 전 국가대표 코치는 “수비수들이 측면에서 좁혀야 할 때와 넓혀야 할 때도 잘 모른다. 과연 대표 선수가 맞나 의문이 들 정도”라고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어쩌겠나. 기본부터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도 “러시아, 모로코에 당한 7실점 모두 기초적인 수비의 그릇된 움직임으로부터 비롯됐다”고 동의했다.

러시아전 첫 실점 때 상대 공격수를 완전히 자유롭게 놔두고 그가 들어올 공간도 비워놓은 점, 두 번째 실점 때 가까운 쪽 골대 선수를 놓쳐 자책골의 빌미를 제공한 점, 모로코전 때 볼만 따라다니다가 빈 공간을 보지 못하고 실점한 점 등이다. 한 위원은 “기초가 안 되는데 더 어려운 고급, 최신 전술이 이식될 리 없다. 가장 먼저 손 봐야 할 곳이 기본적인 수비”라고 지적했다.

물론 흐트러진 수비가 신태용호에서 갑자기 불거진 건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전 감독 시절 한국은 매 경기 수비 멤버가 바뀌었고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10실점 했다. 여섯 팀 중 꼴찌 카타르(15실점)를 빼고 실점이 가장 많았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슈틸리케 감독이 건물을 짓다가 준공을 못 한 상태에서 신태용 감독으로 시공자가 바뀌었는데 철학이 서로 달라서 엉망이 됐고 건축주인 대한축구협회는 이를 방치한 총체적 난국”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본선까지 단기간에 회복될지 회의적이다”면서도 “해외파의 컨디션 사이클이 올라오지 못하면 국내파 의존도를 높이는 등의 극단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수비의 경우 최근 ‘신데렐라’로 떠오른 중앙수비 김민재(21ㆍ전북) 그리고 왼쪽과 오른쪽 수비수는 김진수(25ㆍ전북), 최철순(29ㆍ전북), 고요한(29ㆍ서울) 등을 중심으로 재편한 뒤 베스트 멤버를 빨리 확정해 한 번이라도 더 손발을 맞춰봐야 한다. 한준희 위원은 “신태용 감독과 전경준ㆍ김남일 코치는 미드필더, 차두리 코치는 공격수였다가 전향한 수비수 출신이다. 축구협회가 전술 코치를 뽑는다고 하는데 보다 급한 건 확실한 이론으로 무장한 전문 수비 코치다”며 수비 코치 보강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처참히 무너진 평가전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선홍 FC 서울 감독은 “실망스러운 건 사실이다. 대표팀이 못 하면 비난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제는 뒤를 보지 말자. 빨리 로드맵을 세우고 베스트11 윤곽을 잡아 안정을 찾아갈 시기”라고 밝혔다. 안정환 해설위원도 “실험을 안 했으면 부족한 부분을 못 찾았을 거다. 문제점이 조금씩 나온 게 아니라 한꺼번에 터져 차라리 다행이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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