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잠수함 투산, 진해 입항 이어
B-1B, 심야 한반도 사격 훈련
‘빈 라덴 제거 작전’ 지켜봤던
백악관 상황실선 대북 논의
매티스 국방장관 등의 보고받고
트럼프 “언제든 군사행동” 의지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로스엔젤레스급 핵잠수함 투산(SSN770)이 한반도에 동시 전개됐다. 북한의 추가 도발 의지를 꺾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특히 B-1B가 출격할 당시 백악관에서는 대북 군사옵션 논의가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언제든지 군사행동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어제 야간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2대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2대와 함께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B-1B 편대는 10일 밤 8시50분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한 뒤 가상 공대지 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했으며 이후 한국군 F-15K 편대의 엄호를 받으며 내륙을 통과해 서해상에서 추가로 가상 공대지 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한 뒤 11시50분께 KADIZ를 빠져나갔다고 합참은 전했다.
미국은 과거 B-1B 편대를 주로 낮 시간대에 한반도에 전개했지만 최근 연이어 심야 시간을 선택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B-1B 편대가 지난달 23~24일 심야에 북방한계선(NLL) 이북의 동해 공해상까지 깊숙이 침투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대응 출격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B-1B 편대 전개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미 전략자산의 순환 전개에 대한 합의의 일환”이라고 밝혔으며 군 관계자는 "앞으로 미 전략폭격기가 2~3주 간격으로 한반도에 출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작전은 백악관이 대북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밝힌 시간과 겹치고 있어 주목된다.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오전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와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보고와 논의의 초점은 어떠한 형태의 북한 공격에도 대응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한 다양한 옵션들에 맞춰졌다”고 밝혔다. 백악관 상황실은 2011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은 장소다. 트럼프 대통령이 B-1B 편대의 한반도 출격을 직접 지켜보며 대북 군사옵션에 대해 참모들과 논의했음을 시사한 셈이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핵추진잠수함 투산이 지난 7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 입항한 사실도 새롭게 공개했다. 미군이 핵추진 잠수함의 한반도 입항을 공식 확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투산은 우리 해군과의 연합 훈련 등 특별한 임무를 갖고 입항한 것은 아니며 11일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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