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특성화사업단, 외국어 오기 조사 발표
대패삼겹살, 연중무휴 등 표기 오류 지적
재학생 18명, 한 달 간 총 366개 오류 확인해
“대패삼겹살(大敗三枚肉)이라…한자표기가 이상한데요?”
한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 7월 중순 부산 해운대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메뉴판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자로 쓰인 대패삼겹살의 의미를 풀면 ‘크게 패배한 세 장의 고기’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얇게 썬 삼겹살(うすいサムギョプサル)’이 맞는 표현이다.
부경대는 대학특성화사업단 학생들이 부산시내 관광명소를 돌며 우리말의 외국어 표기를 조사한 결과 총 366개의 오류를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표기 오류는 대패삼겹살뿐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식당 메뉴판에는 비빔밥을 일본어 ‘섞다(まぜ)’와 ‘밥(飯)’을 합쳐 비빔밥(まぜ飯)이라고 썼지만, 국립국어원이 정한 올바른 일본어 표기는 일본어 가타카나인 ‘ビビンバ(비빔밥)’이다.
중국어 표기를 우리말 표현으로 쓴 경우도 발견됐다. ‘연중무휴’의 바른 표기는 ‘全年无休(전년무휴)’지만 우리식 표현인 ‘年中无休(연중무휴)’로 그대로 옮긴 것은 오류다. 이밖에 차돌박이(Rice with beef brisket) 메뉴를 ‘Rice with roast premium beef’로 잘못 표기한 식당도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한 특성화사업단은 부경대의 ‘동아시아 환동해 지역과 동남권역 연계 MICE 인재양성 사업단’으로, 재학생 18명이 9개조로 나뉘어 지난 6월 한 달 간 부산 남포동ㆍ중앙동권역, 서면ㆍ부산대권역, 해운대ㆍ광안리ㆍ부경대권역 등 3개 권역의 외국인이 자주 찾는 관광지, 국제회의, 전시장 등을 조사했다.
발견된 오류는 모두 366건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사업단은 200여개의 올바른 외국어 음식이름을 식당 등에 전달했다. 사업단은 이번에 실시한 외국어 표기 조사결과를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 측에도 전달하고 수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손동주 사업단장은 “일본어로 잘못된 표기가 유독 많았다”며 “부산의 문화를 올바로 알리려면 작은 곳부터 섬세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