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 상위 0.1% ‘초(超)고소득자’의 연평균 소득은 6억5,500만원으로, 중간 수준의 월급쟁이보다 무려 30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1만7,000여명의 총 근로소득은 하위 17%인 295만명의 소득과 맞먹었다.
11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의 ‘근로소득 천분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 상위 0.1%(1만7,334명)의 연평균 소득은 6억5,500만원이었다. 반면 전체 근로소득자를 소득 순으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위치하는 사람(중위소득자)은 연평균 2,299만원을 벌었다. 상위 0.1%가 중위소득자보다 28.5배나 더 버는 셈이다. 상위 0.1%의 총 근로소득은 11조3,359억원으로, 전체 총 급여(562조5,096억원)의 2.0%를 차지했다. 1만7,000여 명에 불과한 상위 0.1%가 하위 83.1~100%에 해당하는 294만7,000명의 근로소득(11조5,713억원)만큼 벌어들인 것이다.
또 상위 1%(17만3,333명)의 연평균 소득은 1억4,180만원, 상위 10%(173만3,334명)는 7,009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연간 근로소득이 1억원이 넘으면 상위 3.4% 구간에 포함됐다.
지난해 상위 0.1% 근로자가 낸 세금(결정세액)은 전체 근로소득세(28조2,528억원)의 12.1%인 3조4,316억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1억9,796만원 수준이다. 반면 근로소득이 낮아 각종 공제를 받고 나면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세자’는 523만4,684명(하위 30.2% 구간)에 달했다. 이들의 연평균 소득은 1,408만원 수준에 그쳤다.
분위란 특정 집단 안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근로소득 천분위는 전체 근로소득자 1,733만명의 소득을 1,000개의 구간으로 나눠 0.1% 단위까지 세분화해 나타낸 소득분포 자료다. 천분위 근로소득 통계자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원은 “이번 자료는 국세청에 신고된 근로소득만을 집계한 것”이라며 “신고되지 않는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근로자 등의 소득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양극화 실태는 더욱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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