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 고속도로에 시공 예정
Q-pave 대부분 시공구간서 문제
외부검증·장기 추적조사도 안 해
소음측정 데이터도 공신력 의문
한국도로공사가 하자가 빈발함에도 서울~세종 고속도로에 깔기로 한 저소음 포장 Q-pave(본보 29일자 10면)가 개발과정서 외부평가를 거치지 않아 공신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도로공사는 2004년 Q-pave를 개발, 시공해 놓고도 지금까지 장기간 추적조사도 하지 않아 소음저감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대한 데이터도 없는 실정이다.
10일 한국도로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로공사 산하 도로교통연구원은 2009년 소음 3㏈ 저감 효과가 있는 저소음포장 Q-pave를 개발해 특허 등록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이 과정에서 외부 검증 없이 자체적으로 소음치를 측정했으며 당시 사용한 장비(트레일러)도 국제표준기구(ISO) 인증 제품이 아닌 자체 제작 차량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 등에서는 ISO 기준을 엄격히 적용, 단순 소음값에 속도 온도 경도 등 보정치를 감안한 실제 소음값(CPX레벨)을 쓰고 있으나 도로공사는 지금도 보정 없는 단순 측정치 만을 쓰고 있다.
도로공사는 또 Q-pave 시공 이후 어느 정도 소음 저감효과가 지속되는 지에 대한 데이터도 확보하지 않고 있다. 저소음 포장은 시간이 지나면 저감효과가 감소해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추적조사가 필수다. 추적조사를 하지 않으면 기술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언제 보수를 해야 소음 저감효과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해당제품을 고속도로 소음민원 발생지역에 거의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서울~세종 고속도로 성남~안성 구간(50.1㎞) 전체에 포장할 계획이다. 현재 Q-pave는 전국적으로 13군데 포장돼 있으며 이 중 1년 이상 된 대부분의 구간에서 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는 보정치를 감안한 소음도를 측정해 고속도로 건설에 활용하고 있고 추적조사도 명문화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도로공사는 단순 소음 측정치 만을 자료로 활용해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저소음 포장과 방음벽 설치가 과연 소음 민원을 제대로 해결할 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유인균 박사는 “도로공사가 Q-pave를 자체 개발하고 자체 평가한다는 것은 선수가 심판까지 한다는 의미”라면서 “도로공사는 Q-pave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외부 검증 등 객관적인 평가를 거쳐야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주요 도로의 70%, 영국 60%, 일본 30%가 저소음으로 포장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0.3%에 불과해 막대한 세금을 들여 방음벽 업계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측정장비는 ISO기준에 맞게 제작했고 여러 차례 검증을 거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외부기관 검증은 필요가 없어서 안 받았을 뿐 기술력은 민간제품보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ebk@hankookilbo.com
[반론보도문]
본보 지난 9월 26일 ‘서울~세종 고속도로, 방음벽 도배’ 제하의 기사와 관련 한국도로공사 측은 “Q-pave가 장기적으로 소음 저감효과가 시장 기술과 비슷하면서도 비용은 절반 수준이어서 채택한 것”이며 “자사 우선주의나 방음벽 업체 비호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본보 지난 10월 11일 ‘도로公 개발한 저소음 포장 이유 있는 하자’ 제하의 기사와 관련 “한국도로공사는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서 보정절차가 필요 없는 갓길소음 측정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트레일러를 이용하는 ISO 인증 및 속도 보정은 불필요하다. Q-pave의 하자는 공용 노선의 시공 상 문제로서 이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조사를 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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