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신임 주중한국대사가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의 실마리를 풀 열쇠로 한중 정상회담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연내 정상회담 개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노 대사는 10일 베이징(北京) 주중한국대사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사드로 촉발된 양국 갈등이 이대로 갈 수는 없다”면서 “해결의 실마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중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 가능성을 포함한 양국 고위급 교류와 관련, 노 대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대회에 우리 정부의 대표가 참석하진 않지만 양국의 많은 분들이 현단계에서 정상회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사는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동북아 평화 유지와 한중 양국의 국가이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공통인식을 갖고 있다고 본다”면서 “사드 문제는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설명이 중요하고 기술적인 확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일수록 한중 간 경제교류와 문화교류가 확대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사는 이날 출국에 앞서 가진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동북아 지역의 이웃국인 한중 양국은 운명공동체로 공동의 이익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한중관계를 중시하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사드 문제로 악화한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자신의 최근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단지 중국을 이해한다고 해서 비판받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부임 후에도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지속적으로 배우고 친구를 널리 사귀겠다”고 말했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노 대사는 지난 8월 말 주중대사로 발탁됐다. 특히 그가 문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명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그의 부임을 계기로 사드 갈등을 비롯해 악화된 한중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 대사는 이날 취임식과 함께 신임장 사본을 중국 외교부에 제출했다. 중국 측에선 이날 팡쿤(方坤) 외교부 아주사 참사관이 영접을 나와 노 대사와 귀빈실에서 환담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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