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 위성 발사, 24시간 위치 파악
美 의존 벗어날 독자 체계 눈앞에
“北 미사일 파괴ㆍ감시”에도 유용
일본이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GPS)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4시간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GPS 위성 발사에 성공하면서 6년 안에 미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완벽한 GPS 체계 구축은 물론,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상시 감시망을 만들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복안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은 10일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GPS 위성 ‘미치비키(길잡이란 뜻) 4호기’를 실은 H2A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치비키 4호기는 28분 동안 비행한 후 고도 273㎞의 예정 궤도에 안착했다.
이날 발사 성공으로 일본은 모두 4기의 자국산 GPS 위성을 운용하게 됐다. 2010년 9월 1호기를 발사한 이후 올해 6, 8월 잇따라 GPS 위성을 쏘아 올렸다. 위성 한 기가 8시간 정도 일본 상공을 지나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개 이상 위성이 24시간 교대로 위치 정보 획득이 가능해진 것이다. 내년 봄부터 본격 운용에 들어가는 일본판 GPS는 미 GPS와 비교할 때 오차범위를 10m 수준에서 성냥갑 크기만한 6㎝까지 줄였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NHK방송은 “보다 정교해진 GPS가 농기계를 자동 운전하거나 드론을 활용한 물자 수송 등 산업계 전반에서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자국산 GPS 구축은 상업적 목적뿐 아니라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한 군사ㆍ안보 능력 확보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의 새 GPS는 잠재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파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위치 정보 서비스는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가 미 GPS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GPS 정보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으나 언제 유료화될지 몰라 세계 각국이 독자적인 GPS 체계 개발에 뛰어드는 추세이다. 일본은 2023년까지 총 7기의 GPS 위성을 발사해 미국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도 2020년 자국산 GPS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도는 내년 실전 운용을 공언한 상태다. 유럽연합(EU)과 러시아 역시 각각 자체 GPS를 갖고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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