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ㆍ2 부동산 대책’ 영향
자금상황 등 따른 새 전략 중요
내년에 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
무주택자는 올해 넘기지 않아야
기존 주택 매입 고려 수요자는
내년 양도절세매물 물량 노려야
정부가 8ㆍ2 부동산 대책 등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를 내놓으면서 실수요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우는 게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 열흘간의 긴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고 분양시장에서도 강화된 청약 제도가 적용됨에 따라 주택유형과 자금상황에 따른 세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추석 이후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들은 어떻게 대처 해야 할까. 가장 큰 고민은 지금 집을 장만하는 게 맞는 지다. 전문가들은 신규분양주택과 기존 주택의 경우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경우엔 금리 인상 등 추가 대책이 나오기 전 신규 분양 주택을 노려볼 만 하다. 반면 강화된 청약조건에 적합하지 않거나 기존 주택 매입을 고려하는 수요자의 경우 내년 3,4월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 유리하다. 추석 이후에도 규제ㆍ물량ㆍ금리 등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하반기까지 추이를 살핀 후 나서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청약 가점 높은 무주택자 하반기가 ‘적기’
오랜 기간 청약통장을 보유한 무주택자는 이번 가을 분양시장이 내집 마련의 적기로 보는 의견이 많다. 8ㆍ2 대책은 다주택자의 청약 시장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장기간 무주택자가 유리해지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사실상 서울 전역인 투기과열지구에선 민간 아파트 전용 85㎡ 이하 물량은 100% 가점제를 적용하도록 했고 85㎡ 초과 물량도 가점제 적용 비율을 50%로 높였다. 청약가점이 높은 실수요자의 당첨 확률이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 내년 금리가 오르기 전 집을 구입해야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어 올해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현재 정부가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하면서 공급가격이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다”며 “내년 금리가 오르기 전 고정금리를 이용해 내집 마련을 서두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청약규제를 강화해 실수요자들에게 기회의 문이 더 열린 만큼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건설사들도 분양시장 성수기인 10월을 맞아 아파트 분양물량을 대거 공급한다. 10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국에서는 총 6만4,57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 중 서울 및 수도권에서만 4만6,96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국 분양물량의 63% 수준이다.
특히 그 동안 수요자들이 눈 여겨 본 알짜 단지들도 대거 포진돼 있어 가을 분양 시장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강북권에서는 서대문구 가재울5재개발구역의 ‘래미안 DMC 루센티아(일반분양 517가구)’, 중랑구 면목3재개발구역의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1,029가구)’ 등이 주목된다. 강남권에서는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아르테온(1,396가구)’, 송파구 거여동 거여마천뉴타운2-2구역의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379가구)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 주택 매입은 ‘느긋하게’
장기 무주택자 등 강화된 청약조건에 유리한 조건이 아니거나 기존 주택 매입을 고려한다면 내년 봄까지 느긋하게 기다려보는 것도 무방하다. 내년 4월 시행되는 다주택자 중과세로 인해 2채 이상 소유자들의 경우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집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봄까지 기다렸다 이런 양도절세매물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
이달말쯤 나올 정부의 추가 규제 등도 기존 주택 매입 시기를 늦춰야 할 이유다. 정부는 이달 중 가계부채대책과 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규제 수위에 따라 주택시장은 또 한 번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 또 미국이 12월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국내 금리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은 “주택시장 호황기 때 분양한 물량들이 올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물량으로 쏟아지고 정부 규제로 인해 다주택자들도 내년 4월 이전 대거 물건을 내놓을 것”이라며 “시장에 물량이 많이 풀렸을 때 접근하는 게 현명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집 마련의 적기를 정하기 앞서 우선 자금 상황과 매입하고자 하는 주택 유형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8ㆍ2 대책 후 가격이 크게 빠지지는 않았지만 거래량과 가격이 동반 둔화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매입하고자 하는 주택 유형과 현재 자금 상황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주택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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