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가장 큰 매수세
1.6% 올라 2433P로 마감
외국인들은 마치 한국 주식시장이 열리기만 기다린 듯 했다. 외국인은 4년 만에 가장 많은 8,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고, 코스피 지수는 연휴 동안 상승세를 탄 글로벌 증시를 숨가쁘게 따라갔다.
10일 전거래일 대비 31.16포인트나 상승해 출발한 코스피는 39.34포인트(1.64%) 오른 2,433.81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상승폭으론 19대 대통령선거일 전날인 지난 5월 8일 2.30%(51.52포인트) 이후 최대였다.
특히 외국인이 코스피 주식을 8,19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는 1조4,000억원가량 순매수한 2013년 9월12일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이 하루에 1조원 이상 코스피 주식을 쓸어담은 건 2005년 집계가 시작된 후 9차례 있었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지난 한달 간 1조6,000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3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대량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날 기관과 개인은 각각 5,614억원, 3,10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가 움직인 만큼 우리도 그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바빴던 날”이라며 “열흘 동안 분산될 거래가 하루에 몰리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전자가 2.95% 올라 264만원으로 장을 마쳤고 SK하이닉스는 7.00%나 오른 8만8,700원으로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휴 동안 반도체 가격이 8% 가량 올라 정보기술(IT)주의 고점 논란이 약화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위주로 주가가 많이 올랐다”며 “오는 13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당분간은 지수 흐름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3원 내린 1135.1원을 기록했다. 우려했던 북한 리스크가 사라지며 원화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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