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패로 시리즈 균형을 이룬 롯데와 NC의 프로야구 ‘낙동강 더비’에서 4번 타자의 폭발은 없었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35ㆍ롯데)는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1,2차전에서 장타를 단 한 개도 신고하지 못했다. 8타수 2안타(타율 0.250)에 그쳤는데, 안타 2개는 모두 단타였다. ‘오른손 테임즈’로 불리는 재비어 스크럭스(30ㆍNC)도 마찬가지다.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가 2차전에서 첫 안타를 2루타로 신고했다.
기대했던 화끈한 홈런이나 타점도 없었다. 이대호와 스크럭스는 정규시즌 동안 4번 타자다운 화력을 선보였다. 이대호는 34홈런(5위)을 쳤고, 스크럭스는 35개(공동 3위)를 가동했다. 타점은 111개로 둘이 같았다. 장타율은 이대호가 0.533, 스크럭스가 0.595. 하지만 둘은 약속이나 한 듯 준플레이오프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비록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홈런 생산에 실패했으나 NC의 안방 창원 마산구장에서 11~12일 열리는 3,4차전에서 이들의 마수걸이포를 기대할 수 있다. 마산구장은 바람이 승부의 변수로 꼽히는 장소다. 김경문 NC 감독은 “마산구장에 가끔씩 바람이 많이 분다”고 설명했다. 구장의 펜스 거리 역시 좌우가 97m, 중앙이 116m에 불과하다. 실제 이 곳에서 지난 5일 열린 NC와 SK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총 4개의 대포가 하늘을 수놓았다. ‘뜬 공 경계령’을 피하지 못한 양 팀의 선발 NC 제프 맨쉽(32)은 4이닝 5피안타(1홈런) 3실점, SK 메릴 켈리는 2⅓이닝 6피안타(2홈런) 8실점으로 조기 강판했다. 이대호와 스크럭스가 ‘마산 바람’을 타고 터진다면 투수전으로 전개됐던 시리즈 양상도 달라질 수 있다.
한편 3차전에 롯데 송승준(37)과 NC 맨쉽이 선발 등판한다. 송승준은 올 시즌 30경기에 나가 11승5패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했다. NC를 상대로는 두 차례 맞붙어 승패 없이 홀드 1개를 수확하며 평균자책점 3.60(5이닝 2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송승준이 가장 경계할 타자는 모창민이다. 모창민은 올해 송승준에게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강했다.
맨쉽은 21경기에서 12승4패 평균자책점 3.67로 NC 마운드를 책임졌다. 롯데전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세 차례 선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33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롯데전 피안타율은 0.149로 수준급이지만 이대호한테는 8타수 4안타(1홈런) 2타점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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