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방지 위해 시행한
‘타지역 돼지 반입금지’ 해제
제주 돼지값 떨어질 지 관심
제주에서는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타지역 돼지를 제주에 들여오는 것이 엄격히 제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제한이 완화돼 ‘육지산 돼지고기’를 제주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됐다.
제주도는 10일 다른 시ㆍ도산 돼지고기에 대한 반입금지 조치를 이날 0시부터 조건부로 해제한다고 밝혔다. 2002년 4월 18일 1급 전염병인 돼지열병 유입 방지와 제주산 돼지고기의 일본 수출 명목으로 제도를 시행한 지 15년 만이다.
도는 앞서 1999년 12월 제주지역에 돼지열병 청정화를 선언하고 돼지열병 유입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을 실시한 다른 시ㆍ도산 돼지고기 반입을 금지한 바 있다. 이후 다른 시ㆍ도들도 돼지열병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2001년 12월 전국적으로 돼지열병 청정화가 이뤄지자 반입금지를 해제했다. 하지만 다음해 4월 전국적으로 돼지열병이 발생하자 같은 달 18일부터 지금까지 줄곧 반입금지 조치를 시행해 왔다.
이날 해제조치가 제주지역 돼지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15년 간 제주 돼지 독주 체제를 누리다 보니 제주 도민과 관광객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일반 돼지고기보다 비싼 값에 제주 돼지를 먹어야 했다.
실제 지난달 평균 제주산 돼지고기 지육의 평균 경락가는 1㎏당 7,227원으로, 전국 평균 4,886원에 비해 2,341원이나 비싸다. 제주산 돼지고기가 육지산에 비해 30% 정도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품질과 맛이 좋은 제주산 돼지고기를 찾는 수요가 충분해 여전히 높은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조치로 육지산 돼지고기 반입은 허용됐지만, 반입 절차는 여전히 까다롭다.
제주에 타 시도산 돼지고기를 반입하기 위해서는 반입 예정 3일 전까지 도 동물위생시험소에 반입할 품목과 물량, 반입하는 지역 등을 사전 신고해야 한다. 반입 대상도 도축한 고기만 가능하며, 살아 있는 돼지의 반입은 여전히 금지된다.
이우철 도 농축산국장은 “양돈농가, 양돈협회, 전문가 등과 협의해 반입금지를 해제하기로 했지만, 제주지역에 대한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또 농가들도 반입금지를 해제해도 가격이 폭락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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