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고소득 자영업자 4,000여명이 평균적으로 자기 소득의 43%를 숨기고 신고했다가 과세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의 소득이 ‘유리지갑’처럼 낱낱이 드러나는 것과 달리, 여전히 일부 자영업자들이 자기 소득을 대거 숨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세청은 탈루혐의가 높은 고소득 자영업자 4,116명을 세무조사했다.
이들 자영업자는 애초 6조3,718억원(1인당 15억4,806만원)을 자기소득으로 신고했지만, 실제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적발한 소득은 11조2,099억원(1인당 27억2,349만원)이었다. 실제 거둔 소득보다 4조8,381억원(43.2%)을 숨기고 과세당국에 신고한 것이다. 숨긴 소득은 자영업자 1인당 평균 11억7,544만원 꼴이다.
이들이 숨긴 소득의 비율(소득적출률)은 2012년 39.4%였으나 2013년에는 47.0% 수준으로 늘었고, 2014년 이후로는 43%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들에게 국세청이 부과한 누적 세액은 2조6,582억원으로 집계됐다. 부과세액은 2012년 3,709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루 규모가 늘면서 부과세액이 6,330억원으로 급증했다.
박 의원은 “직장인 근로소득은 95%가 파악되지만 고소득 자영업자의 전체 소득과 탈세 규모는 여전히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며 “고소득자에 대한 표본조사를 확대하고 징수율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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