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김지현(왼쪽)./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여태껏 본 골프 선수 중 가장 겸손한 것 같더라고요.”
지난 7월 만난 한 골프단 관계자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승을 기록 중인 김지현(26ㆍ한화)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지난 달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김지현은 ‘인성이 훌륭한 선수라는 얘기가 많다’고 하자 “감사할 따름이다. 부모님께서 예의에 대한 말씀을 자주 해주신다. 항상 겸손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지현은 기자를 그늘진 곳으로 안내하며 배려했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몰려든 5~6명의 팬들에게도 성심껏 사인을 해줬다. 그는 “팬클럽 회원 수가 1,000명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매 대회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에게 가장 잊을 수 없었던 순간은 역시나 첫 우승 때였다. 그는 지난 4월 KGㆍ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정상의 기쁨을 맛봤다. 그는 “그때가 가장 행복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우승한 것이어서 기쁨도 남달랐다. 주변 사람들 모두 축하를 해줘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 6월 S-OIL 챔피언십과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2연승을 거두며 KLPGA 대세로 떠올랐다.
김지현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행복을 찾았다. 그는 “먹는 것은 양식이든 일식이든 가리지 않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쉬면서 틈틈이 여가 생활을 즐길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KLPGA 홈페이지 내 김지현의 자기소개란에는 “활발하고 생각이 깊으며 대인 관계가 원만하다. 평소엔 음악 감상과 책 읽기를 즐겨 하고 친구들과 수다 떨고 어울리는 것도 좋아한다”고 써 있다.
김지현(가운데)./사진=KLPGA 제공.
김지현은 “음악은 발라드와 신나는 장르의 곡들 모두 즐겨 듣는다”며 “가수는 존 레전드(39ㆍ미국)를 좋아한다. 샘 스미스(25ㆍ영국)의 노래들도 많이 듣는다.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언급했다. 독서 얘기가 나오자 그는 “어제도 책을 읽었다”면서도 “책 제목이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다”고 꺄르르 웃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언어의 온도(이기주 저)’라는 책을 읽고 있다”며 “주위 사람들이 추천해서 읽고 있는데 내용이 좋다. 목차마다 내용이 다르긴 한데 대체로 말 한마디의 중요성과 관련된 것들이다. 언어에는 따뜻함과 차가움 등 각각의 온도가 있다는 내용이다”고 전했다. 영화 감상도 즐긴다는 그는 “액션 영화, 마블 영화 등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김지현은 올 시즌 현재까지 가장 성공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다승(3승)과 상금(7억7,064만2,341원)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정작 그는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웃으며 자신의 올 시즌 평가를 뒤로 미뤘다.
골프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김지현은 김효주(22ㆍ롯데)와 절친 사이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데도 불구하고 동생인 김효주를 스파링 파트너로 생각하고 샷 등을 참고한 적도 있다”며 “그러한 노력들이 쌓여 결국 대기만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현은 성공과 행복의 관계에 대해 그리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현재의 삶과 기분에 보다 충실한 덕분일 수 있다. 그는 “잘 안될 때는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골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김지현은 인터뷰 중간중간 활짝 웃었다. 그는 행복에 관한 물음에 “웃어야 행복해지니깐 평소 웃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골프 성적이 좋게 나오면 행복하고 좋다”고 했다. 행복지수를 100점 만점 기준으로 매겨달라는 요청엔 “70점이다”고 주저 없이 답했다.
영종도=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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