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고소 후 닷새 만에 숨져
여중생 사망 사건 연관성 주목
딸의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사건의 피의자인 ‘어금니 아빠’ 이모(35)씨의 계부가 아들의 아내를 성폭행 한 혐의로 경찰에서 소환조사를 받는다.
강원 영월경찰서는 10일 오후 이씨의 의붓아버지 A(60)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씨의 아내 최모(31)씨는 “시어머니와 사실혼 관계인 A씨로부터 2009년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수 차례 성폭행 당했다”며 지난달 1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최씨는 남편 이씨와 함께 영월경찰서를 방문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씨와 최씨는 또 같은 달 5일 오전 5시쯤 추가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은 이날 A씨를 불러 조사했다. 그러나 최씨는 추가 피해를 신고한 지 하루 만인 지난 6일 오전 0시 50분쯤 서울 자신의 집 5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이씨의 계부 A씨는 1차 조사에 이어 현재까지도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이 피해자 조사 직후 사망했지만, 휴대폰 통화내역 분석과 진술녹화 등을 통해 고소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추석연휴 기간 중 이씨의 딸 친구인 여중생 B(14)양이 영월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아내의 죽음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보관 중인 약을 딸의 친구인 B양이 먹어 사고로 숨졌다는 이씨의 주장이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의혹을 풀 단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숨진 여중생에게서 목 졸린 흔적이 발견되는 등 타살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이씨의 사고사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더구나 숨진 이씨 아내의 유서 내용과 이씨가 아내의 자살을 방조했을 가능성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한 달 전 벌어진 이씨 아내의 성폭행 고소 사건이 여중생 B양 사망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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