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친구 접근 등 수상한 행적
여중생 딸의 친구 김모(14)양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어금니 아빠’ 이모(35)씨 사건과 관련해, 이씨 딸의 수상한 행적도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인 김양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에게도 접근을 한 것은 물론, 김양을 집으로 데려온 뒤에도 다른 친구를 만나겠다면서 6시간 동안 김양을 이씨와 단둘이 집에 남겨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앞서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1일 오후 5시18분 이양이 아빠와 함께 김양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여행가방을 BMW 차량에 싣는 장면을 확인, 살인 및 시신 유기에 가담했는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9일 이씨 딸이 다니고 있는 중학교 관계자와 친구들에 따르면, 이씨 딸은 지난달 29일 김양뿐 아니라 초등학교 동창 여러 명에게 “할머니 집에 가서 놀자”고 연락을 했다. 하지만 이 제안에 김양만이 “놀러 가겠다”고 반응을 했으며, 다음날인 30일 낮 12시쯤 이양을 만났다. 김양은 이에 앞서 “만나기 싫은데 왜 만나자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경찰은 30일 낮 12시20분쯤 둘이 서울 중랑구 망우동 이씨 집으로 들어간 사실을 인근 CCTV로 확인했다.
이씨 딸은 같은 반 친구 두 명에게 다른 메시지를 보냈다. 김양 등에게 연락을 한 뒤 이들에게도 “내일(30일) 오후 2시쯤 만나서 놀자”고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씨 딸은 김양과 자신의 집에 들어간 뒤 1시간30분쯤 지나 혼자 집에서 나와 사전에 약속한 같은 반 친구 두 명을 만났다고 한다. 당시에 집에는 이씨도 있었다. 이양은 오후 2시30분쯤 만나 분식집에 이어 노래방에 간 뒤 오후 8시가 넘었을 때 친구들과 헤어졌다. 이씨가 데리러 왔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이씨와 김양, 단둘이 6시간 가까이 집에 있었던 셈이다. 학교 관계자는 “친구들과 놀겠다고 한 29일을 포함해서 이씨 딸은 28일부터 이틀 동안 감기를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딸도 의식을 회복해 짧게 조사했지만 ‘피곤하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이씨 또한 2차 조사에서 횡설수설하고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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