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15세 소녀 아만다 토드(Amanda Michell Todd)가 2012년 10월 10일 포트 코퀴틀럼(Port Coquitlam)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년여 전 자기 신체부위 영상을 화상 채팅 사이트에 올렸다가 한 남성의 지속적인 협박과 급우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던 끝이었다. 그는 2012년 9월 7일 ‘The Somebodytoknow’라는 아이디로 유튜브에 9분 분량의 영상(My Story: Struggling, bullying, suicide and self-harm)을 올려, 자신이 겪은 고통을 고백했다.
토다가 온라인 화상 채팅에서 만난 한 남성의 꼬드김에 속아 가슴 부위를 노출한 건 12세 때였다. 그 남성은 영상을 저장, 아만다에게 지속적으로 비열한 요구와 협박을 일삼았고, 급기야 자기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아만다의 가슴 사진을 쓰면서 저 사실을 공개했다.
아만다는 이사를 하고 전학을 했지만, 소문과 동영상ㆍ사진은 집요하게 그를 따라 다녔다.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 욕설도 끊이지 않았다. 한 남자를 사귀었다가 그 남자의 실제 여자친구 등에게 공개적으로 모욕과 구타를 당했고, 그 장면 역시 누군가가 동영상으로 촬영해 퍼뜨렸다. 다시 이사, 술과 마약, 심리 치료와 자해, 자살 시도….
토드의 고발 동영상은 “미치겠어요. 도무지 멈추질 않아요. 저에겐 아무도 없어요. 저는 누군가가 필요해요. 제 이름은 아만다 토드입니다”라는 문구로 끝을 맺는다. 그리고 한달 여 뒤 그는 자살했다.
자살 다음날인 13일 하루 동안 160만여명이 그의 영상을 시청했다. 사이버 범죄 전문가이자 학자인 마크 굿맨(Marc Goodman)의 책 제목 ‘누가 우리의 미래를 훔치는가’(박세연 옮김, 굿라이프)처럼, 아만다에게 가해진 범죄는 현재를 유린하고 미래를 훔치는 범죄라는 점에서 고전적인 강력ㆍ흉악범죄의 사이버 버전이었다. 사이버 왕따와 신체 노출 영상 촬영 및 유출ㆍ협박 범죄에 대한 사회의 분노와 대책 논의가 본격화했다.
한국 정부는 법 개정 등을 통해 소위 ‘리벤지 포르노’ 등 보복성 성적 영상물 유포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삭제 비용을 국가가 지원할 방침이라고 2017년 9월 밝혔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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