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세계랭킹 1위 자리에 복귀해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라파엘 나달(31ㆍ스페인)의 비결은 ‘첫 서브 리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프로테니스(ATP)가 지난 3일 IT 서비스업체 인포시스와의 협업으로 분석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나달은 총 2,761번의 첫 서브 리턴 상황 중 971번 득점에 성공해 성공률 35.2%로 이 부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뒤로는 앤디 머레이(30ㆍ영국)가 34.7%로 2위에 올라있고 디에고 슈바르츠만(25ㆍ29위ㆍ아르헨티나)이 34.5%로 3위에 위치했다. 나달의 주 무대인 클레이 코트에만 한정할 경우 첫 서브 리턴 득점 성공률은 43.4%로 더욱 높아진다.
첫 서브를 받아 치는 일은 테니스에서 가장 힘든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톱 랭커들의 경우 첫 서브 시속이 220㎞를 넘나드는 데다가 방향 예측 또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첫 서브를 리턴하는 선수는 백 스윙을 짧게 가져가고 최대한 방어자세로 라켓을 공에 갖다 대는 데 주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연스레 서버에게는 더 위협적인 샷을 구사할 기회가 생기고,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기가 쉬워진다. 랭킹 100위 안에 드는 상위권 선수라 할지라도 상대방의 첫 서브를 득점으로 받아 낼 확률은 28%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달은 이 같은 흐름을 뒤집고 첫 서브부터 적극적으로 맞받아친 결과 세계 랭킹 1위를 탈환할 수 있었다고 ATP는 분석했다. 강력한 서브에 주눅들지 않고 그대로 상대방 깊숙한 코트까지 맞받아쳐 곤경에 빠트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대는 베이스라인 뒤로 뒷걸음칠 수 밖에 없고, 리턴 선수에게 오히려 득점 기회가 넘어간다.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 US오픈 등 메이저 2승을 포함해 시즌 6승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월에는 3년 만에 세계 랭킹 1위에 재 등극 한 뒤 12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ATP는 “테니스 경기에서 첫 서브를 맞받아 득점을 올리면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며 “나달의 높은 첫 서브 리턴 성공률은 그가 왕좌에 복귀한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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