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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야구장 주변 주택가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요구

입력
2017.10.0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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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주차문제로 싸움 잦아” 지자체에 요청

광주시ㆍ북구청 “관련 조례 없다” 난색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야구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경기가 열릴 때마다 주차전쟁이 시달리며 걸핏하면 다툼으로 이어진다며 주택가 이면도로에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지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9일 광주시와 북구청 등에 따르면 북구 임동 야구장 인근에 사는 익명의 주민 A씨는 지난달 초 경기장 주변 주택가에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지정해 달라는 글을 광주시청 민원게시판에 올렸다.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은 도심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택가 이면도로 등에 주차구획을 설정한 뒤 인근 주민에게 저렴한 사용료를 받고 주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A씨는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지정으로 야구장 인근 주민의 주차 어려움을 덜어 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야구장 안에 주차장이 있는데도 관람객들이 주택가 골목까지 주차하는 바람에 경기 때마다 주차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최근에는 KIA 구단이 승승장구하면서 구름관중이 몰려 대문 앞까지 차량으로 가로막고 가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전했다. 특히 참다 못한 집주인이 대문 앞에 주차한 사람에게 ‘차를 빼 달라’고 요구하면 미안하다는 사과 대신 다툼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차 자제를 요청하면 ‘이면도로를 국가 땅인데 세금 내는 내가 주차 못할 이유가 뭐냐’고 따지는 바람에 언쟁만 높아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광주 북구는 야구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야구장 주변에서 주차단속을 하지만 대로변 위주로 이뤄져 주택가 이면도로는 단속을 피해 들어오는 차량으로 넘치고 있는 실정이다.

A씨처럼 주차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시와 구청의 ‘현재 단계에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는 아직 ‘거주자 우선 주차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고 관련 조례도 없는 데다 주차공간을 유료화해야 하는 데 대한 여론의 반발도 예상된다는 것이 이유다. 또 이면도로에 주차공간 구획을 설정하면 거주자만 주차할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어 다른 시민의 반발도 우려된다는 게 북구청의 설명이다.

시는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지정보다는 주차면 확보하는데 힘쓰고 있다. 내년 초 야구장 주변에 야외주차장 400면을 신설하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바로 옆 기존 무등야구장 부지 지하에 1,200여면의 주자장을 확보하는 계획도 수립 중이다.

북구청도 주택 내에 주차공간을 확보할 경우 일부 경비를 지원하거나, 교회 등 공용공간에 주차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은 찬반여론이 있을 수 있어 당장 도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야외 및 지하 주차장이 추가 확보되면 주차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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