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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ICAN 산파역 호주활동가 "호주 총리 전화도 없어"

입력
2017.10.0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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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호주 멜버른대 자신의 연구실에서 인터뷰 중인 틸먼 러프 교수 멜버른=EPA 연합뉴스
지난 7일 호주 멜버른대 자신의 연구실에서 인터뷰 중인 틸먼 러프 교수 멜버른=EPA 연합뉴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을 10년 전 처음 출범시킨 호주 출신 활동가가 자국 정부의 외면에 섭섭함을 표시했다. 2007년 호주 멜버른에서 출발한 ICAN은 같은 해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국제 연대로 확대 출범한 후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ICAN 호주 책임자인 의사 출신 틸먼 러프(62) 멜버른대 교수는 9일 호주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 인터뷰에서 노벨평화상 발표 후 48시간이 지났지만 맬컴 턴불 호주 총리 등 정부 인사의 축하 인사를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호주에서 창립된 조직이 세계평화 기여 공로를 인정 받아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상을 처음 받았는데도 계속된 정부의 무반응에 “좀 실망스럽다”며 돌직구를 날린 것이다.

러프 교수는 현재 호주 정부가 주요 동맹국인 미국의 핵우산 아래 보호받는 것을 만족하는 만큼 이런 반응은 어느 정도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ICAN은 지난 7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유엔 핵무기 금지협약’을 주도해 122개국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주요 핵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는 이 협약에 반대했으며 호주도 반대쪽에 섰다.

주요 핵보유국들은 ICAN의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을 달갑지 않아하거나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ICAN이 주도한 핵무기금지협약의 무용론을 거론하며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냈고, 러시아는 “노벨위원회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자세한 논평을 삼갔다. 세계 핵 보유 4위 국가인 중국은 입을 닫고 있다.

반대로 프랑스는 수상자 발표 직후 “북한 (핵)위기라는 맥락에서 핵 비확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도 발표 이틀 후 “국제사회에서 핵 군축·비확산을 향한 인식이 확산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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