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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북한 핵(10월 9일)

입력
2017.10.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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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이 9월 3일 보도한 사진. 안내판에는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이라 적혀 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9월 3일 보도한 사진. 안내판에는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이라 적혀 있다. 연합뉴스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2006년 10월 9일 제1차 핵 실험에 성공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하 핵분열탄 폭발 실험. 저 날 오전 11시 35분 조선중앙통신은 “100% 우리 지혜와 기술에 의거” 핵 실험에 성공함으로써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64년 영변 핵연구소를 연 지 42년 만이었다.

한국 과학기술부는 인공 지진 규모를 3.9로 판단, 통상적 핵실험 지진규모(4.2 이상)와 비교할 때 확실한 핵실험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독일연방지질자원연구소(BGR)은 규모 4.2로 관측했다.

북한은 1985년 핵확산방지조약(NPT)에 가입, 평화적 이용 목적의 방사능 물질 관리 권한을 부여 받은 뒤 비밀리에 핵 개발을 추진해 왔다. 91년 12월 남북 당국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합의했으나 북한은 IAEA 사찰을 받은 직후인 93년 3월 NPT탈퇴를 선언했다. 94년 집권한 김정일은 11년 뒤인 2005년 2월 핵 보유를 선언했고, 1차 핵실험으로 첫 포문을 열었다. 2009년 2차 실험을 거쳐 지난 9월 3일까지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6차 실험은 규모 5.69(USGS 측정, 한국 정부는 5.7)의 강력한 지진을 불렀다. 북한이 핵분열탄(원자탄)을 지나 핵융합탄(수소폭탄) 기술 문턱까지 넘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유엔안보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이제 북한은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처럼 사실상의 핵보유국(혹은 핵무장국)이 된 셈이다.

미국 등 국제 사회는 이제 북한이 안정적 핵융합탄 기술을 확보해 대륙간탄도유도탄(ICBM)에 장착할 만큼 핵탄두를 소형화 했느냐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 기술 역시, 이미 보유했거나 아니더라도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차 핵실험 전후 북한은 미국 본토까지 겨냥할 수 있는 ICBM급 기술을 과시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전략은 철저히 실패했고, 핵 보유국의 핵 감축 기조에도 제동이 걸렸다. 실질적 핵 공포는 1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국가보다 달랑 한두 개 보유한 국가 혹은 집단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인류는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 경험하고 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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