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외교적 해법”강조 vs 野 “군주의 무능”비판
추석 연휴 기간 300만 관객 돌파를 눈 앞에 둔 영화 ‘남한산성’을 두고 정치권이 현재의 외교안보 상황에 빗댄 엇갈린 해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여야 모두 국력의 중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전쟁의 원인을 놓고는 시각 차를 보였다. 여권은 영화의 소재인 병자호란의 원인으로 ‘외교적 노력 부족’을 지적하면서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강조한 반면, 야권은 ‘군주의 무능’에 초점을 맞춰 현 정부의 안보 무능을 부각시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 페이스북에 “얼마든지 외교적 노력으로 사전에 전쟁을 예방하고 백성의 도탄을 막을 수 있었는데 민족의 굴욕과 백성의 도륙을 초래한 자들은 역사 속의 죄인이 아닐 수 없다”고 소감을 올렸다. 이어 “미국과 일본, 중국 사이에 남북의 대결은 깊어지고 경제적 압박과 안보의 위기는 커져가고 있다”면서 “외교적 지혜와 국민적 단결이 필요한 때”라고 외교적 해법에 방점을 찍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병자호란의 시대상황을 지금 북핵 위기와 견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대사가 주는 여운이 정치란 무엇인가, 외교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고 밝혔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라의 힘이 약하고 군주가 무능하면 고스란히 백성의 몫이 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면서 “백성의 삶이 피폐해지고 전란의 참화를 겪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의 무능과 신하들의 명분론 때문”이라며 정부ㆍ여당을 우회 비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5일 페이스북에 “역사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에 큰 교훈을 주고 있다”면서 “지도자의 모호성은 국가를 더 큰 위기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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