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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성중립화장실 논란… ‘코이 이야기’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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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성중립화장실 논란… ‘코이 이야기’를 아시나요

입력
2017.10.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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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총학생회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카드뉴스로 연재하고 있는 성중립화장실 관련 내용 중 하나. 성공회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성공회대 총학생회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카드뉴스로 연재하고 있는 성중립화장실 관련 내용 중 하나. 성공회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성공회대 총학생회가 국내 대학교 가운데 최초로 교내에 성중립화장실 설치를 추진하면서 화제를 낳고 있다. 성별 구분 없이 모두 가능한 ‘1인 화장실’ 설치를 놓고 “성별 고정관념을 깨는 획기적인 시도”란 긍정적인 시각과 “남녀공용화장실과 다를 게 없고, 오히려 불법 촬영과 같은 범죄가 우려된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교차되고 있다.

성공회대 총학생회는 성중립화장실에 관한 카드뉴스 시리즈를 제작해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하며 성중립화장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학생회측은 성중립화장실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성전환자(트랜스젠더), 혹은 남녀 어느 젠더 규범에 속하지 않거나 성정체성이 바뀌는 이들이 불편하지 않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며 “성소수자 또는 이성 활동보조원 동반자와 동행하는 장애인들도 남성 또는 여성으로 표시된 화장실 이용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성공회대 총학생회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카드뉴스로 연재하고 있는 성중립화장실 관련 내용 중 하나. 성공회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성공회대 총학생회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카드뉴스로 연재하고 있는 성중립화장실 관련 내용 중 하나. 성공회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한국에서는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까지 포용하는 성중립화장실의 등장이 익숙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성소수자 차별없는 화장실 사용이 상당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2013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코이 매시스라는 6세(한국나이 7세) 트랜스젠더 여자아이가 자신이 다니던 초등학교 여자화장실 사용을 생물학적 남성이란 이유로 금지 당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학생은 당시 미국내 각종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나온 다큐멘터리 ‘코이 이야기(Growing up Coy)’는 코이의 가족이 학교의 결정은 콜로라도주의 차별금지법을 어기고 있다며 콜로라도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고 전국적인 이슈가 되는 과정을 다뤘다.

남자아이로 태어난 코이는 “사람들이 나를 남자아이라고 말하는 게 싫다”고 말한다. 코이는 생후 18, 19개월 무렵부터 남자아이 옷을 싫어하고 여자아이 드레스를 좋아하는 등 많은 남자아이들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분홍색을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꼽는 코이는 자신의 방도 분홍색 벽지와 분홍색 침구로 꾸미고 벽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저스틴 비버 포스터도 붙였다.

코이의 부모는 코이가 남자아이로 살아가던 시절에는 전혀 행복해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코이는 머리를 자르면 너무 짧다고 비명을 질러댔고, 급기야는 불안증세가 심해지며 밖에 나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거부하기 시작했다. 유치원에는 남자아이로 입학했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코이는 점점 더 힘들어했다. 코이는 부모에게 ‘언제 의사에게 가서 여자가 될 수 있냐’고 묻기도 했다.

사건도 터졌다. 유치원에서 여자아이들 줄에 선 코이가 교사의 지적을 받자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부모는 이것이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 아동심리학자를 만나 코이가 전형적인 성별위화감을 보이는 트랜스젠더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2013년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학생의 성정체성에 맞는 화장실 사용 권리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킨 6세 트랜스젠더 소녀 코이 매서스(왼쪽) AP=뉴시스
2013년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학생의 성정체성에 맞는 화장실 사용 권리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킨 6세 트랜스젠더 소녀 코이 매서스(왼쪽) AP=뉴시스

초등학교에 입학한 코이는 한층 더 큰 문제에 부딪쳤다. 학교측은 코이에게 여학생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으며 남학생이나 교사용 화장실, 혹은 양호실에 딸린 화장실 중 하나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이가 자라면서 남자 성징이 나타나면서 여자화장실을 사용할 경우 다른 여학생들과 그 부모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학교측은 코이에게 성중립화장실이나 남학생용 화장실 등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이의 부모는 코이를 외톨이로 만들고 낙인을 찍는 일이라고 맞서며 2013년2월 콜로라도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코이 가족은 미디어에 노출됐고 열렬한 지지와 격렬한 반대 속에 놓였다. 코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결정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코이의 부모가 아동학대를 하고 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결국 그 해 6월, 콜로라도 인권위원회는 코이가 여학생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학교측의 조치는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코이 가족의 진정을 도운 미국 트랜스젠더 법적방어와 교육기금측은 “트랜스젠더 학생이 화장실에서 차별을 경험하면 안정감과 자신감이 위축된다. 트랜스젠더 학생의 많은 수가 중간에 학교를 그만두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화장실을 비롯한 공공시설을 자신의 성정체성에 맞게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코이의 사례는 과거 ‘분리하되 평등하다’는 관념이 시대에 떨어졌으며, ‘분리하면 대부분 평등하지 않다’는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후 미국내 각 주에선 ‘성정체성에 맞는 화장실 사용’을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마침내 지난해 5월 미국 행정부는 모든 공립학교에서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그들이 성정체성에 맞게 자유롭게 화장실과 사물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방 지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에서 ‘법적 혼란’을 이유로 이 지침을 폐기하면서 ‘화장실 전쟁’은 이어지고 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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