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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형 정부제, 연동형 비례제… 개헌 제대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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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형 정부제, 연동형 비례제… 개헌 제대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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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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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달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첫 9월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달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첫 9월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제 7공화국 시대를 열기 위한 개헌 논의의 핵심은 권력 구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 나라 국민의 절반이 현행 대통령제가 아닌 국민이 뽑은 대통령과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공동으로 국정 운영에 나서는 혼합형 정부 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정부 형태와 관련된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선 지역구 의원을 늘리면서도 비례성을 강화하자는 엇갈린 답변이 나왔다. 개헌에 대한 요구는 그만큼 복잡하고 다양하게 퍼져 있다는 얘기다. 이에 국회 입법조사처가 내놓은 자료를 토대로 헷갈리는 권력구조와 선거구제 개념을 정리해본다.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혼합형 정부제의 딜레마

SBS가 여론조사 업체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달 27,28일 일반 국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개헌 국민 의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헌 시 가장 선호하는 정부 형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혼합형 정부 형태를 지지한다는 답변이 49%에 달했다. 현행 대통령제를 유지하자는 의견은 37.3%로 뒤를 이었고, 총리가 국정을 운영하는 의원내각제는 11.5%에 그쳤다. 지난 7월 같은 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어 국민들이 혼합형 정부 형태에 대한 지지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혼합형 정부 형태란, 국민 직선으로 선출되는 대통령과 의회에서 선출되는 총리에게 국정운영 집행권이 분산되는 체제다. 일반적으로는 이원정부제, 분권형 대통령제 등으로 불린다.

그러나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적 특징이 더 두드러지느냐에 따라 다른 형태를 띤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공히 이원정부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대통령과 총리간의 집행권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실제 운영방식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대통령의 권한이 강해 ‘대통령제적 이원정부제’로 불린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대통령이 행사하는 실질적 권한은 매우 약해 ‘의회제적 이원정부제’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원정부제 국가들은 권력의 분산과 견제가 제도적으로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대통령은 의회 다수당의 의사를 고려하여 총리임명권을 행사하며, 국가원수로서 대외적으로 군통수권과 외교관 파견 및 영접권과 조약비준권을 갖는다. 또 대통령은 의회해산권을, 의회는 내각 불신임권을 통해서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대통령의 권력 남용이나 독재의 위험 등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그러나 대통령과 총리 간 역할 분담이 애매해 책임소재를 가리기가 어렵다. 외치는 대통령이, 내치는 총리가 맡는다는 이분법적 구분으로 복잡한 현안을 다루기엔 한계가 있다. 특히 대통령과 총리의 소속 정당이 다룰 경우 정치적 갈등이 커져 교착 상태가 야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 배분과 구체적 운영 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7월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문가 집단의 경우 혼합형 정부형태(41.7%)보다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의견(48.1%)이 더 높았다. 혼합정부제를 구현하기 위해선 대통령과 총리 간의 협치와 책임정치라는 성숙한 정치적 토양을 조성하는 게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례성 강화를 위한 대안은, 연동형 비례제

정부 형태와 연관돼 있는 선거구제 관련해서 국민들의 답변은 엇갈렸다.

기본적으로 지역구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34.9%로 가장 많았다. 지역구 의원 253명, 비례대표 의원 47명으로 구성돼 있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자는 의견도 37.3%에 달했다. 비레대표 비율을 높이자는 의견은 20.2%에 그쳤다. 선거구마다 1명을 뽑는 현행 소선거구제에 찬성하는 의견도 43%로 가장 높았다.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30.6%였고,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 국회의원을 뽑는 중대선거구제(22.2%)가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현행 소선거구제-지역구 의원 중심 체제를 유지하자는 얘기다. 그러나 이 경우 거대 정당의 의석 독과점이 유지되는 반면 사표가 많아져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여전하다.

반면 국민들은 정당 지지율과 의석 점유울 간의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서는 66.9%가 찬성한다고 밝혀 지지율만큼 의석을 점유해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는 점도 확인됐다. 결국 비례성을 더욱 강화해야 하지만 현행 비례대표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행 비례제의 대안적 모델로 연동형 비례제를 주목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제는 지역구 대표와 비례대표의 당선인 결정을 서로 연계시키는 제도 유형을 말한다. 즉 유권자가 행사한 정당투표의 결과로 총 의석을 산출하면 여기서 지역구 선거의 당선인과 비례대표를 채우는 방식이다. 이 경우 높은 비례성으로 득표가 의석으로 전환될 때 사표의 발생을 줄여 민의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할 시 지역구 대비 비례의석 비율을 얼마로 두느냐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독일은 1:1, 뉴질랜드는 1.4:1 수준이다. 우리의 경우 2015년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연동형 비례제를 공직선거법 개정의견으로 2:1 비율을 제안한 바 있다. 정당명부 작성을 전국명부로 할지, 권역별로 할지 역시 관건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연동형 비례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권역별 명부식보다는 전국명부식을 채택하고 비례의석 비율을 3:1 수준(지역구 의석 225석, 비례의석 75석)으로 소폭 상향 조정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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