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파를 처음으로 검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미국 3인의 연구 업적에 한국 과학자 14명도 기여했다.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는 3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라이너 바이스 명예교수와 캘리포니아공대의 배리 배리시 명예교수, 킵 손 명예교수를 '2017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은 미국에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를 세우고 40여년간 프로젝트를 수행한 끝에 지난 2015년 9월 14일 중력파를 처음으로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1916년 앨버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이 예측했던 중력파를 100년 만에 검증해낸 것이다.
관련 논문에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라이너 와이스, 킵 손, 배리 배리시 외에도 13개국 물리학자 1000여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이들 중에는 한국중력파 연구협력단 등 국내 과학자 14명도 있다.
국내 연구진은 블랙홀 쌍성이 먼저 관측될 것으로 이론적 예측했다. 또 중력파 데이터를 분석해 중력파원의 질량, 스핀, 위치 등 주요 물리량을 측정하고 중력파원의 정체를 파악하는 통계분석연구(모수추정)를 수행했다.
이밖에도 ▲검출기 보조채널의 특성 파악과 노이즈 추출 연구(검출기특성연구) ▲중력파원 천체물리연구 ▲라이고 관측소 온라인 당직근무 수행 ▲라이고 연구단내 운영위원 2명이 라이고 펠로우 프로그램 국제 블록 코디네이터 등 각종 위원회 활동 및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2003년부터 자발적으로 모여 30여명 규모로 구성된 한국중력파 연구협력단은 2009년 라이고에 가입해 2015년 아말디 중력파 국제학회를 유치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국내 연구자들은 '소그로'라는 초전도 양자센서(SQUID)를 이용한 독창적인 방식의 중력파 검출실험을 제안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소그로는 라이고가 검출할 수 없는 저주파수(0.1~10Hz) 대역의 중력파를 검출할 수 있고 중간질량의 블랙홀 쌍성이나 백색왜성 쌍성 등에서 방출하는 중력파를 최초로 검출할 수 있다. 특히 소그로는 획기적인 방식의 지진경보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을 이끄고 있는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노벨상 수상은 여러 과학자들의 협력에 의해 가능한 것"이라며 "그동안 노벨상이 많이 나왔지만 국내 연구진이 기여한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학원생들도 (중력파 관련 연구) 하고 싶어하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가능하다"며 "국내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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