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백내장과 함께 대표적인 노인 실명질환으로 꼽히는 황반변성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안(老眼)으로 혼동하기 쉬운 만큼 올해 추석에는 부모님의 눈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3일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황반변성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 수는 14만5,018명에 달했다. 2012년 9만6,602명에서 2016년까지 4년 만에 약 1.5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기준 연령별로는 70대가 35.7%(5만3,121명)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이어 60대 27.1%(4만405명), 80대 이상 17.2%(2만5,578명)로 6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시세포가 집중된 황반(黃斑)이라는 신경조직에 노화, 유전적 요인, 염증 등 다양한 요인으로 변성이 생기는 질환이다. 시력이 저하하고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을 동반한다.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고령인 환자의 경우 노안으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이 때문에 노년층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대개 병이 진행되면 욕실의 타일이나 중앙선 등의 선이 굽어 보이고, 사물의 중심이 까맣게 보이거나 책이나 신문의 글자 사이에 공백이 보일 수도 있다. 또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고 색이나 명암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단순한 시력 저하가 아니고 이처럼 물체가 휘어 보이는 증상을 호소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황반변성 환자의 80~90%를 차지하는 건성은 서서히 황반부 시세포 위축이 진행돼 단기간 시력 손상의 위험은 적지만, 습성은 맥락막에 새 혈관이 자라 황반 시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방치하면 2년 안에 실명할 만큼 치명적이다. 황반변성으로 소실한 시력은 다시 정상으로 복구하기 어려우므로 60대 이상일 경우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주의 깊은 관리를 통해 예방하는 게 필수다. 최문정 김안과병원 망막센터 교수는 “황반변성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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