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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써도 찌그러진 글씨… “노안 아니고 황반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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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써도 찌그러진 글씨… “노안 아니고 황반변성”

입력
2017.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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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은 노안과 혼동되기 쉽지만 방치하면 실명의 위험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황반변성은 노안과 혼동되기 쉽지만 방치하면 실명의 위험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녹내장, 백내장과 함께 대표적인 노인 실명질환으로 꼽히는 황반변성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안(老眼)으로 혼동하기 쉬운 만큼 올해 추석에는 부모님의 눈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3일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황반변성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 수는 14만5,018명에 달했다. 2012년 9만6,602명에서 2016년까지 4년 만에 약 1.5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기준 연령별로는 70대가 35.7%(5만3,121명)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이어 60대 27.1%(4만405명), 80대 이상 17.2%(2만5,578명)로 6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시세포가 집중된 황반(黃斑)이라는 신경조직에 노화, 유전적 요인, 염증 등 다양한 요인으로 변성이 생기는 질환이다. 시력이 저하하고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을 동반한다.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고령인 환자의 경우 노안으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이 때문에 노년층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대개 병이 진행되면 욕실의 타일이나 중앙선 등의 선이 굽어 보이고, 사물의 중심이 까맣게 보이거나 책이나 신문의 글자 사이에 공백이 보일 수도 있다. 또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고 색이나 명암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단순한 시력 저하가 아니고 이처럼 물체가 휘어 보이는 증상을 호소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황반변성 환자의 80~90%를 차지하는 건성은 서서히 황반부 시세포 위축이 진행돼 단기간 시력 손상의 위험은 적지만, 습성은 맥락막에 새 혈관이 자라 황반 시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방치하면 2년 안에 실명할 만큼 치명적이다. 황반변성으로 소실한 시력은 다시 정상으로 복구하기 어려우므로 60대 이상일 경우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주의 깊은 관리를 통해 예방하는 게 필수다. 최문정 김안과병원 망막센터 교수는 “황반변성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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