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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시장서 코스닥만 달렸다

입력
2017.10.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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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코스닥 23건 vs 코스피 0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3분기 기업공개(IPO)에서 코스피(유가증권시장)와 코스닥 시장 간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작년 같은 기간의 두 배에 달하는 기업이 상장하면서 올해 누적 공모액이 역대 연간 최대 기록을 넘어선 반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한곳도 나오지 않았다.

2일 한국거래소와 기업공개(IPO) 전문 컨설팅업체 IR큐더스에 따르면 3분기에 신규상장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은 23개로 모두 코스닥 기업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코스닥 상장사 12곳과 코스피 상장사 4곳 등 모두 16개 기업이 증시에 입성한 것과 비교하면 코스닥 상장사는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코스피는 빈손이 된 셈이다.

3분기 새내기주들의 공모액은 1조7,497억여원으로 작년 동기(7,992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불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공모액은 6조5,07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공모액 6조4,213억원을 뛰어넘었다.

특히 코스닥은 올해 누적 공모액이 2조6,174억원에 달해 종전까지 연간 기준 최대 기록이었던 2000년의 2조5,507억원을 넘어섰다. 4분기까지 합친 연간 공모액은 3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코스닥 IPO 공모액이 급증한 것은 ‘초대어’급 기업들의 등판 덕분이다.

지난 7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공모액은 1조88억원으로 단일 코스닥 기업 IPO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6월에 상장한 제일홀딩스(4,423억원)도 역대 두번째 규모에 해당했다.

그 전까지는 1999년 상장한 아시아나항공(3,750억원)이 '최대 공모액' 타이틀을 장기간 보유해왔다.

코스피의 경우 올해 새로 입성한 4개사의 IPO 공모금액은 3조8,898억원이다.

넷마블게임즈와 아이엔지(ING)생명 등 1조원 이상 대어급의 상장 덕분에 작년 1∼3분기의 8,669억원을 크게 웃돌았고 작년 연간 공모액 4조2,586억원에 육박했다.

다만 연간 공모액은 올해 초에 목표했던 IPO 기업 수 20개와 공모액 7조원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아직 4분기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렌드리테일과 에이비씨마트코리아, 남동발전과 동서발전 등 에너지 공기업, 엘에스오토모티브 등 굵직한 기업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일정을 늦췄기 때문이다.

현재 상장 예비심사 중인 테이팩스와 동양피스톤, 아시아나IDT, 진에어, 삼양패키징 등이 모두 연내에 상장해도 10건을 넘기기가 어렵다.

수익률 면에서는 코스닥 신규 상장 종목들의 분위기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3분기 새내기주 23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평균 6.4%였다.

이 가운데에는 공모가의 2배 이상으로 주가가 치솟은 종목도 있지만 상장 종목의 절반 이상이 공모가에 못 미치는 등 온도 차가 크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지난달 상장한 항체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 벤처기업 앱클론으로 공모가 대비 126.5%나 뛰어올랐다.

이 회사는 최근 바이오·제약 업종의 강세 속에 수요 예측과 일반 청약에서도 수백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고 상장 첫날에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 로봇모션ㆍ에너지 제어기술 전문 업체 알에스오토메이션(75.8%), 디스플레이 패널ㆍ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브이원텍(58.2%),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독점 유통기업인 셀트리온헬스케어(35.4%), 빅데이터 통합 솔루션 기업 데이타솔루션(31.1%) 등 IT와 바이오 관련 업체들의 수익률이 양호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와 IT부품 업체의 주가 흐름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용 증착장비 업체인 선익시스템(-36.1%), 휴대전화용 카메라 윈도를 만드는 유티아이(-29.0%),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필옵틱스(-22.1%)와 케이피에스(-19.3%) 등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화장품 업체 아우딘퓨쳐스(-31.7%) 항공기 부품 업체 샘코(-28.6%), 중국 화장품 원료 기업 컬러레이(-27.2%), 웹소설 콘텐츠 제공 업체 디앤씨미디어(-16.5%)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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