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보복으로 최악의 불황에도
현대ㆍ신세계, 내년 개점준비 한창
롯데 “코엑스 영업권 지켜낼 것”
관세청이 오는 12월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에 대해 특허 신청 공고를 내면서 서울 핵심 상권인 강남 면세 시장을 장악하려는 대형 유통업체들 간 본격 경쟁의 막이 올랐다.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 보복 여파로 면세점 업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주요 유통 대기업들은 내년 강남지역에 신규 면세점을 잇따라 열고 ‘면세점 2기 전성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
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강남지역 신규 면세점 오픈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백화점그룹이다. 지난해 치열한 경쟁 끝에 신라HDC를 제치고 신규 면세점 영업권을 따내는 데 성공한 현대백화점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자사 최초의 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당초 오는 12월 면세점을 열 방침이었으나 올해 초 불어 닥친 중국발 사드 악재에 관세청의 허가를 받고 부득이 개장 시기를 내년으로 미룬 상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면세점 오픈을 위해 판매직원과 영업 직원 150여명을 이미 채용한 상태라 개장을 계속 미루기만 할 수는 없다”며 “내년이면 업황도 조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이르면 내년 봄, 늦어도 여름까지는 면세점을 오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명동에 이어 강남 지역 면세점 사업권을 추가로 따낸 신세계도 내년에는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에 2호 면세점을 낼 계획이다. 다만 현재 강북에서 운영중인 명동점 실적에 따라 강남 면세점 오픈 시기는 다소 유동적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 명동점 적자폭이 올해 들어 조금씩 줄어드는 등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명동점 실적으로 면세점 업황 개선이 확인되면 강남점에 바로 면세점을 추가로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엑스점을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은 입찰에 참여할 경쟁사들의 동태를 살피느라 분주하다. 2015년 잠실 면세점 운영권을 빼앗겨 본 적이 있는 롯데는 오는 12월 특허권이 만료되는 코엑스 면세점 영업권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각오다.
다만 현재 면세점 업황이 좋지 않아 유통 업체 간 입찰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지난해 강남 입성에 실패한 HDC신라가 롯데에 도전장을 내밀고 2차 면세점 입찰 대전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안 좋다고 해도 국내 노른자 상권에 벌어질 대형 유통업체들 간의 면세점 경쟁은 내년 유통업계 최대 빅 이슈”라며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 등 대외 악재가 빨리 해결이 된다면 의외로 강남 면세점이 국내 유통 시장 부활의 불쏘시게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