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구 위에 올라갔다가 봉변
얼굴ㆍ팔ㆍ다리 크게 다쳐 입원
“안전관리 인력 부족 탓 사고”
한강 불꽃축제를 더 잘 보기 위해 통제구역에 들어갔다가 어린이 두 명이 환기구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48분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2017 서울세계불꽃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옛 건물 옥상에 올라간 배모(7)양과 조모(11)양이 10m 아래로 추락해 크게 다쳤다. 아이들은 환기구 위에 올라서 있었는데, 지름 157㎝의 플라스틱 재질 덮개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깨지면서 아이들이 환기구 바닥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배양 등은 얼굴과 팔 다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입원 치료를 받는 중이다.
경찰은 당시 사고가 난 환기구 쪽 계단에 폴리스라인을 쳐 시민 접근을 막았지만, 시민 수십 명이 이를 무시한 채 진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쟁적으로 불꽃을 잘 볼 수 있는 명당을 찾다 그곳까지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인 등 일부 현장 목격자들은 경찰과 사고가 난 옥상 관리자인 수산업협동조합(수협) 통제가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오후 7시 행사 시작 임박해 옥상 주차장에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했고, 뒤늦게 온 관람객들이 환기구 쪽으로 넘어 들어갔지만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는 게 상인들 얘기다. 사고 현장에는 경찰 6명이 배치돼 있었다. 상인 서현(50)씨는 “오전부터 경찰이 투입돼 안전관리를 했지만 저녁시간 임박해선 사실상 통제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바닥인지 환기구 덮개인지 파악하지 못한 아이들이 더 생생히 불꽃을 보려고 덮개 위로 올라갔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면서 “안전관리 인력이 더 투입됐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아쉬워했다.
경찰은 이날 한강공원과 여의도 인근에서만 불꽃축제를 보려고 온 시민이 60만명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행사 중엔 경찰 통제에 따르지 않는 차량들이 뒤섞여 교통체증이 심했고, 행사 뒤엔 여기저기 쓰레기더미가 산을 이루는 등 실종된 시민의식도 도마에 올랐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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