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노원구청서 지방자치 강연
이재명, 경기지사 출마 선언 저울질
박원순, 정부의 적폐청산 지원 사격
여권 잠룡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차기 대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내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등 굵직한 정치적 이슈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차기 대권을 위해서는 일찌감치 담금질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충남지사 3선 도전보다 중앙정치 복귀로 기운 것으로 알려진 안희정 충남지사는 27일 서울 노원구청에서 지방자치분권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노원병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의원직 사퇴로 내년 보궐선거가 예정된 지역이었기에 안 지사의 노원행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다. 일단 안 지사는 이날 강연에서 김성환 노원구청장과의 30년 인연을 소개하며, 노원병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중앙정치 복귀로 마음을 굳힌 안 지사가 노원병 또는 내년 보궐선거 가능성이 점쳐지는 서울 송파을 등에 나서지 않겠느냐 관측이 우세하다.
경기지사 출마를 사실상 굳힌 이재명 성남시장의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대선 직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인 이 시장은 최근 특유의 정책 이슈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시장은 무상교복 지원예산에 반대한 시의회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한 데 이어, 남경필 경기지사의 청년통장 사업 등 청년복지정책을 ‘로또’라고 비판하는 등 선거 분위기를 조기에 달구고 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28일“추석 이후 적당한 시점을 봐서 경기지사 도전 여부를 공식화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3선 도전으로 방향을 잡은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소위 국가정보원의 ‘박원순 제압문건’ 등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하는 등 현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박 시장이 고향이 경남 창녕인 만큼 경남지사 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박 시장 측은 가능성을 일축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차기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큰 정치적 이슈 때 존재감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일찌감치 몸을 푸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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