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재판 영향 미칠 듯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측으로부터 채용청탁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중소기업진흥공단 전 간부에 대해 법원이 위증 혐의를 인정, 유죄를 선고했다. 채용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의원이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부장 김유성)는 위증 등 혐의로 기소된 중진공 전 간부 전모(59)씨에게 징역 6년에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전씨는 최 의원의 사무실에서 일한 인턴직원 황모씨 등을 특혜 채용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박철규 전 중진공 이사장의 재판에 지난해 6월 증인으로 나왔다.
당시 검찰과 변호인은 “2013년 최 의원실을 방문해 중진공 업무를 보고한 뒤 최 의원으로부터 ‘비서관을 잠시 보고 가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전씨는 “최 의원실에 찾아가 보고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석 달 뒤인 같은 해 9월 박 전 이사장은 법정에서 황씨를 채용하라는 외압은 없었다는 자신의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최 의원으로부터 채용 압력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이후 수사를 벌여 전씨가 법정에 나와 증언하기 이틀 전 최 의원의 보좌관을 만나 “최 의원이 이 사건에 연루되지 않도록 증언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법정에서 거짓증언을 한 것으로 판단, 한 중소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을 묶어 전씨를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전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3년 1월 중진공 전 이사 김모씨와 함께 최 의원실을 방문해 최 의원으로부터 비서관을 만나고 가라는 말을 듣고 비서관으로부터 황씨에 대한 채용청탁을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위증했다”고 판시했다. 또 “최 의원과의 관련성을 부정하거나 축소하기 위해 채용청탁 등 경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씨의 재판을 심리한 재판부는 최 의원의 재판도 맡고 있다. 최 의원은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나, 이번 판결은 그의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전씨에 대한 선고가 있은 지 사흘 만인 지난 25일 열린 자신의 공판에 나와서도 전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에 대한 다음 공판은 11월8일 오후 2시 안양지원에서 열린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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