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 17년 째 쌀 기부

제주시에 백미 10㎏ 1000포대

부자가 대 이어 금액으로 4억대

얼굴 없는 천사 부자가 제주시에 28일 기탁한 백미 1,000포대. 아버지를 이어 아들이 올해 명절부터 얼굴 없는 천사 역할을 이어가고 있는데, 17년간 기부한 백미가 1만 8,800포대, 기부액들 따지면 4억 5,000만원에 이른다. 제주시 제공

제주에서 17년간 추석과 설 명절마다 온정을 베푸는 얼굴 없는 천사의 이웃사랑이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를 잇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 부자가 2001년부터 올해까지 17년째 명절마다 기부한 백미는 1만 8,800포대, 금액으로는 4억 5,000만원에 이른다.

28일 제주시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후원자는 올해에도 추석을 앞두고 백미 10㎏ 1,000포대(2,500만원 상당)를 이날 기탁했다. 하지만 이번 기탁자는 해마다 오던 60대 후반의 후원자가 아닌 그의 아들이었다. 아들은 제주시 26개 읍면동 각 지역에 고르게 쌀이 지원될 수 있도록 운반비용까지 직접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 없는 천사 부자는 제주시 화북동에 개인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알려지지 않았다. 아버지가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 정도만 알려졌을 뿐, 개인정보와 기부 사연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제주시는 아버지에 이어 아들 역시 본인의 이름과 얼굴을 밝히지 말아달라 당부하고 있어 신원을 알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