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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ㆍ화재ㆍ증권ㆍ카드 묶어서 ‘통합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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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ㆍ화재ㆍ증권ㆍ카드 묶어서 ‘통합감독’

입력
2017.09.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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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등 금융그룹 6곳도 대상

금융硏, 공청회 열어 방안 발표

연말까지 최종안 확정 예정

그룹 차원서 자본 적정성 평가

계열사 부당지원 등 감독 강화

지난 2013년 9월 시장에선 동양그룹의 곳간이 바닥나고 있어 주요 계열사의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실제로 동양그룹은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막지 못하면서 주력사인 동양, 동양레저 등 5곳이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럼에도 당시 동양그룹은 자회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이들 계열사의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이들 계열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1조원대 회사채는 결국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금융당국도 개별회사만을 대상으로 감독을 벌이다 보니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는 불법 행위를 파악할 수 없었다.

정부가 제2의 동양 사태를 막기 위해 내년부터 삼성, 한화, 현대차 등 대기업을 대상으로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실시한다. 지금까진 각각의 금융사별로 감독해 왔지만 앞으로는 대기업에 속한 금융회사를 하나로 묶어 금융그룹 전체가 적정한 자본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 불법적인 내부거래는 없는지 등을 따져보겠다는 게 취지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7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그룹 통합감독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금융연구원이 마련한 방안을 기초로 연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경제 민주주의 달성은 새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라며 “금융그룹 소속 금융회사가 고객재산을 계열사 부당지원에 활용하거나 위험(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해 고객에게 손실을 끼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그룹이란 금융회사 2곳 이상으로 구성된 기업집단을 일컫는다. 최근 금융의 대형화 추세와 맞물려 2005년 34개에 불과했던 금융그룹은 지난해 43개로 늘었다. 금융그룹은 세 부류로 나뉜다. 신한금융지주처럼 지주사 아래 여러 금융회사가 놓여 있는 금융지주 형태, 우리은행·동양생명처럼 금융 모회사 아래 여러 금융 자회사가 있는 금융모회사그룹, 마지막으로 삼성, 현대차와 같은 금산결합 그룹이다.

지금은 43곳 중 금융지주사 9곳만 당국의 통합감독을 받는다. 정부는 내년부터 삼성, 한화, 현대차, 동부, 롯데그룹에 속한 금융회사와 금융모회사그룹으로 분류되는 미래에셋과 교보생명 등 7곳을 통합감독 대상에 우선 포함시키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예 은행, 보험 등 2개 이상 금융사를 거느리는 복합금융그룹을 모두 감독 대상에 넣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 당국의 감독 대상 금융그룹은 최대 17곳으로 늘어난다.

이들 기업들은 내년부터 까다로운 자본적정성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이 경우 금융계열사간 상호 출자로 자본이 부풀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금융계열사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금융그룹은 자기자본을 추가로 쌓아야 할 수도 있다. 현재 삼성생명은 26조원(8.13%)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갖고 있다. 다만 삼성생명의 자기자본이 이미 55조원 수준이어서 26조원 전부를 자기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추가로 자본을 확충할 필요는 없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제도가 도입돼도 일단 7곳은 추가 자본 확충을 할 필요가 없지만, 앞으로는 신경을 더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현재 대기업 금융그룹에 대해서도 금융지주사처럼 대표회사를 지정해 그룹 전체의 위험관리를 맡기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가령 삼성 금융그룹은 삼성생명이 대표회사가 돼 삼성 금융계열사를 통합 관리하는 식이다. 비금융계열사와의 출자 현황 등도 주기적으로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당국이 삼성전자를 직접적으로 감독할 순 없지만, 삼성생명을 통해 비금융계열사가 삼성 금융그룹에 미치는 영향 등은 파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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