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남자 싱글의 이준형(21ㆍ단국대)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마지막 무대에 선다.
이준형은 27일(한국시간)부터 30일까지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 2017에 출격해 ‘평창행 티켓’을 노린다. 이번 대회는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남녀 싱글 6장, 아이스댄스 5장, 페어 4장의 티켓이 걸려있다. 여자 싱글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다빈(17ㆍ수리고)이 종합 10위에 올라 두 장을 획득했지만 다른 종목에서는 출전권을 손에 넣지 못했다.
남자 싱글의 맏형 이준형은 7월 평창올림픽 대표선수 1차 선발전 남자 싱글에서 228.72점을 얻어 김진서(한국체대ㆍ223.49점)와 차준환(휘문고ㆍ206.92점)을 제치고 1위에 올라 네벨혼 트로피 출전권을 얻었다. 이준형이 평창행 티켓을 따내면 한국 남자 싱글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 나섰던 이규현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이준형은 선발전 직후 “모두가 원하는 만큼 꼭 티켓을 따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네벨혼 트로피 남자 싱글에는 총 26명이 출전했다.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15개국(일본ㆍ중국ㆍ스페인ㆍ캐나다ㆍ미국ㆍ러시아ㆍ이스라엘ㆍ우즈베키스탄ㆍ조지아ㆍ라트비아ㆍ호주ㆍ카자흐스탄ㆍ프랑스ㆍ체코ㆍ독일) 가운데 미국의 알렉산더 존슨(최고점 212.85점)만 유일하게 출전한다. 때문에 나머지 25개국에서 6장의 평창행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이준형의 ISU 공인 최고점은 2014년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작성한 203.92점이다. 이번 대회 출전자 가운데 이준형보다 ISU 공인 최고점이 높은 선수는 8명인데, 미국의 존슨은 미국이 이미 평창 티켓을 딴 상태라 경쟁 대상이 아닌 만큼 이준형은 사실상 7명의 선수와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준형과 가장 가까운 점수대를 받은 이는 최고점 209.04점의 스테판 워커(스위스)다.
이준형은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하면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빼고 3회전 점프로만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대회에 나선다.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29일 오전 12시30분, 프리스케이팅은 30일 오전 1시에 열린다.
페어와 아이스댄스 역시 쉽지 않은 도전이다. 페어는 총 16개 팀이 나서는데 이 중 5개 팀(캐나다ㆍ독일 2팀ㆍ러시아ㆍ미국)이 평창 티켓을 가지고 있어서 김수연(인천논현고)-김형태(명지대) 조는 10개국과 경쟁해야 한다. 김수연-김형태 조의 ISU 공인 최고점은 140.68점이다. 영국과 스페인 팀의 최고점이 김수연-김형태 조보다 낮을 뿐이다. 평창행을 다투는 북한의 렴대옥-김주식(대성산 체육단) 조의 최고점은 169.65점으로 한국보다 훨씬 높다.
그나마 민유라-알렉산더 게멀린 조가 나서는 아이스댄스는 페어보다 사정이 좋다. 민유라-게멀린 조의 ISU 공인 최고점은 151.35점. 이번 대회 출전하는 18개 팀 가운데 이미 평창 티켓을 확보한 캐나다와 미국 팀을 제외하면 민유라-게멀린 조보다 최고점이 높은 팀은 독일, 영국, 일본 등 3개국뿐이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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