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필요 인식
“주택시장 안정 중요한 과제
사드·북핵문제는 불확실성 높여”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7일 “중립금리가 하락했지만, 현재 기준금리(1.25%)는 충분히 낮아서 중립금리를 하회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이날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 강연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립금리란 물가상승률을 유발하지 않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뜻한다. 때문에 중립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돈다는 발언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승철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지난 8일 ‘아시아 지속성장 전망과 과제’ 국제콘퍼런스에서 “정책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은 세계적으로 통화정책 운용 틀로 많이 참고되는 이른바 ‘테일러 준칙’을 인용해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만일 실질중립금리를 2%로 가정하면 물가상승률 2%를 더할 때 테일러 준칙에 따른 기준금리는 4%이어야 한다“며 ”이를 기준으로 보면 1.25%는 낮아도 너무 낮은 것이 된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또 “이론상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낮으면 소비와 건설투자 및 설비투자가 활발해야 하지만 소비와 설비투자는 지난해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며 “경제에 ‘역풍’이 지속되고 있어 완화적 통화정책의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경제주체들이 부채를 축소하려고 소비와 투자를 줄였으며 이로 인한 중립금리 하락이 한국 경제에 지속해서 충격을 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2012∼2014년 주택가격이 상당 폭 떨어지면서 가계 소비성향이 떨어진 점이 변수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 위원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실질중립금리 하락을 초래한 부정적 원인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에서 가계 소비성향 하락이 5년간 지속하며 '조정'이 상당 기간 진행됐고 2015년 이후 소형아파트 주도로 전체 아파트 가격지수가 예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신 위원은 “주택시장 안정은 현재 우리나라 금융안정만이 아니라 거시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 위원은 북한 리스크(위험) 등 지정학적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최근 새로 등장한 지정학적 위험요인들이 현저하다”며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북핵 위험 등이 올해 경제 흐름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거시경제의 모습은 현재로써 낙관도 비관도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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