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필 미켈슨/사진=미켈슨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71) 미국 대통령이 27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북미프로풋볼(NFL)은 모든 종류의 규칙이 있다"며 "그들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국가가 연주되는 도중 무릎을 꿇을 수 없게 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파문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를 두고 국민의례 거부 논란에 휩싸인 NFL 사무국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연주 중 무릎 꿇기 행위를 규정으로 금지하라고 직접 요구하고 나섰다는 풀이가 나온다.
무릎 꿇기 논란은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앨라배마에서 공화당 루서 스트레인지 의원의 지지 유세를 하던 중 일부 NFL 선수가 경찰의 소수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국가연주 때 무릎을 꿇은 채 일어서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퇴출을 요구하면서 거세졌다. 다른 NFL 선수들까지 국가연주 도중 무릎 꿇기 행위에 가세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빌려 거듭 비판의 강도를 높이면서 대립이 고조돼왔다.
선수들을 넘어 나이키와 언더아머 등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와 일부 NFL 구단주, 야당 의원까지 무릎 꿇기 행위를 저항 운동으로 해석하고 동참하면서 이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무릎을 꿇은 NFL 선수들에게 욕설 연설을 한 뒤부터는 일반 학교와 미 연방의회도 무릎 꿇기 저항에 힘을 싣고 있다.
무릎 꿇기는 야구와 다른 프로 스포츠 종목으로도 확산되는 조짐이다. 인터내셔널 팀과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 나서는 미국 대표팀이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이런 고민에 빠진 배경이다.
프레지던츠컵 개막식은 28일 첫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열리고 국가 대항전의 성격상 국가 연주도 한다.
골프 전문매체 골프채널에 따르면 미국 팀은 스티브 스트리커(50) 단장과 부단장, 12명의 선수가 모여 관련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일단은 조심스러운 결론에 도달했다. 선수들의 논의 결과 국가 연주 시 해오던 그대로 그냥 서 있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골프채널은 밝혔다.
스트리커 단장은 "크게 논란이 없었고 대화를 잘 나눴다"면서 "우리들은 세상에 정당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지만 국기에 대한 존경과 지지를 표시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자를 벗고 손을 가슴에 올리면서 우리의 마음과 존경을 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라이더컵 단장이었던 데이비스 러브 3세(53)는 "저항해야 할 때가 있지만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은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단장 추천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된 필 미켈슨(47)은 “미국 대표팀으로 내 조국과 동료를 위해 중요한 대회에 참가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미국에는 불평등이 있고 그것들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위대한 걸음을 내디뎠지만 아직 가야 하는 길이 있고 그것들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로 논란을 비껴갔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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