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7000∼2만년 전 만들어져
화산활동 시기 등 처음으로 규명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 백록담 일대의 화산활동 시기와 형성과정이 처음으로 명확하게 규명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 일대의 화산활동사’ 논문이 암석학회지 9월호에 게재된다고 27일 밝혔다.
제주 세계유산본부 소속 안웅산 박사와 한국지질자연구원 홍세선 박사가 함께 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라산 정상부 백록담 일대의 서쪽 부분은 3만7,000년 전에 상대적으로 점성이 큰 용암이 분출해 형성된 급경사의 용암돔 형태로 굳어졌고, 이후 2만년 전에 새롭게 현무암질 마그마가 분출하면서 백록담 동쪽 부분이 형성돼 지금의 백록담 분화구가 만들어졌다. 지금까지는 백록담 형성 시기를 1980년대 이뤄진 연구를 토대로 2만5,000~7만년 전으로 추정해왔다.
연구팀은 백록담 분화구 일대의 형성과정을 밝히기 위해 한라산 일대의 지질도를 새롭게 작성하고, 각 암석의 하부에 위치한 고토양층에 광여기루미네선스 측정법(땅 속 석영의 흠에 축적된 에너지를 측정하는 방법)을 이용해 생성연대를 측정함으로써 한라산의 화산활동 시기를 간접적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또 고토양층 연대측정 결과를 근거로 백록담은 3만7,000년 전 이후 조면암질 용암돔이 형성된 뒤 1만9,000~2만1,000년 전 현무암질 용암이 새롭게 분출하면서 형성된 분화구라고 밝혔다. 현무암질 용암의 연대는 용암층 하부의 고토양층 연대값 2만1,000년과 2016년 백록담 내부 퇴적층 가장 하부에서 얻은 1만9,000년의 연대값을 함께 감안해 얻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라산 일대의 형성과정에 있어서 백록담과 주변 윗세오름이나 방애오름 등과의 선후 관계를 명확히 밝혔고, 지금까지 그 형성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던 모세왓 일대의 각력암층의 형성과정을 화산학적 관점에서 해석했다. 연구 논문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화산활동 과정을 모식도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문화재청 지원으로 2016년도부터 2019년까지 4개년에 걸쳐 진행되는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 연구 사업과 세계유산본부 내 한라산연구부에서 자체 추진하는 연구 사업의 결과물로서, 2년여에 걸친 지속적 연구의 성과물이다.
김창조 세계유산본부장은 “세계자연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아 제주의 상징인 한라산의 형성 비밀을 밝히게 되어 더욱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한라산이 더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결과들이 제주도의 자연가치를 더욱 빛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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