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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식사 후 30분’ 아닌 ‘식사 직후’ 드세요

입력
2017.09.2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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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복약기준 변경… 환자 복약 순응도 기대

서울대병원 제공/2017-09-27(한국일보)
서울대병원 제공/2017-09-27(한국일보)

서울대병원이 ‘식사 후 30분’이었던 복약기준을 ‘식사 직 후’로 변경한다고 27일 밝혔다. 관행적으로 식사 후 30분 처방을 받은 환자들은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약 복용 자체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에는 식사 후 30분 기준이 없지만, 의약품 처방을 할 때 관행적으로 해당 기준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약은 종류와 성격에 따라 ‘식 후’ ‘식 전’ ‘취침 전’ 등 3가지 방식으로 복약지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에 서울대병원이 복약지도를 변경한 것은 ‘식 후’ 용법으로 음식물과 함께 섭취할 때 약 효과가 높아지거나, 위 점막 등을 보호할 필요가 있을 때 식 후 약을 복용한다.

이와 달리 ‘식 전’ 용법은 음식물이 약 흡수를 방해하거나 식전 복용에 약효가 잘 나타날 때 선택한다. ‘취침 전’ 경우는 변비약처럼 아침에 배변효과를 기대하거나, 졸음을 유발하는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돼 일상생활에 방해될 경우 권장된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복약기준 변화로 환자 복약 순응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서울대병원 약사위원회 위원장)는 “이번 복약기준 변경은 환자중심 처방을 위한 병원 내부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약 섭취가 제 때 이뤄지면 치료효과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윤숙 서울대병원 약제부장은 "이번 변경은 처방 절차를 간소화시켜 병원 내에서 약을 짓는 동안 환자가 대기시간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건복지부도 이번 서울대병원 복약기준 변경이 크게 문제가 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약사법에 ‘복약 설명 의무’는 있지만 법으로 정해진 복약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 약사회 관계자도 “약은 저마다 복용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맞게 약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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