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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송선미 남편 살해범 휴대폰에 “흥신소 통해 청부살인 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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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송선미 남편 살해범 휴대폰에 “흥신소 통해 청부살인 알아보라”

입력
2017.09.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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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법무사무실서 숨진 고씨

외조부가 700억원대 재산 보유

친손 곽씨 등이 부동산 가로채려

증여 서류 위조 등 증거 드러나

고씨에 상속정보 제공한 살해범

곽씨와 함께 살며 살해모의 정황

우발적 아닌 의도적 범행에 무게

배우 송선미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배우 송선미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배우 송선미씨 남편 고모(45)씨 죽음에 얽힌 청부살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당초 단순 금전문제로 인한 우발 살인으로 알려졌지만, 이면에 막대한 재산 상속을 둘러싼 음모와 계획, 그에 따른 청부가 있었다는 것이다.

고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1시40분쯤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조모(28)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현장에서 붙잡힌 조씨는 “유산을 물려받지 못한 고씨가 상속 관련 정보를 넘겨주면 수억원을 주기로 했지만, 고작 1,000만원밖에 주지 않아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부름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자 우발적으로 살인에 이르렀다는 취지다. 사건 초기 유족이 청부살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연예인 가족이 관련된데다, 초범에 전과가 없던 조씨 진술이 비중 있게 다뤄지면서 사건은 우발적 살인으로 정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범인 행적, 휴대폰 흔적 등이 나오면서 사건은 다른 쪽으로 흘러갔다. 고씨가 먼저 부탁을 한 게 아니라, 조씨가 “소송 관련 정보를 다 주겠다”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게 단초였다. 돈을 더 달라고 부탁하러 가면서 미리 흉기를 준비해 간 점도 의심스러운 대목이었다. 게다가 확인해보니 조씨는 지난 5월부터 살해 당시까지 고씨와 상속재산을 두고 다툼을 벌이던 당사자와 함께 살았다.

재산 다툼은 원래 고씨와 고씨 외할버지 곽모(99)씨 친자손(장남 장손) 간에 벌어졌다. 재일동포 1세대인 곽씨는 일본에서 호텔과 파칭코를 운영하는 등 700억원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씨 외손자인 고씨는 곽씨 재산에 자신 몫이 있다고 여겨 곽씨 친자손과 갈등을 빚었다.

재산을 독차지하려 했던 곽씨 장손 등은 인척 관계인 법무사 김모씨를 끌어들여 곽씨가 국내 부동산을 자신들에게 증여하기로 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까지 했다. 이를 눈치챈 곽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소명자료 부족 등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됐다. 조씨는 곽씨 장손과 살고 있었다.

사건이 복잡하게 얽히자 서울중앙지검은 고씨 살인 건은 형사3부(부장 이진동)에, 위조 건은 형사4부(부장 한석리)에 배당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청부살인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계좌추적 결과 조씨와 곽씨 장손 등이 돈을 주고받은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범행 후 조씨에게 두둑하게 챙겨주기로 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정황이 여기저기 발견됐다. 곽씨 장손이 조씨에게 살해 방법을 묻거나 흥신소를 통해 청부살인을 알아보라는 등 고씨 살인을 사주한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 조씨 휴대폰 문자메시지에 담겨 있었던 것. 하지만 계속되는 추궁과 제시되는 청부살인 정황 증거에 조씨는 묵비권으로 맞서며 단독 범행임을 굽히지 않았다. 일단 검찰은 지난 18일 조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어 검찰은 곽씨의 장남, 장손, 법무사 김씨가 서류를 위조한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25일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살인교사 여부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안팎으로 궁지에 몰린 조씨 역시 곽씨 장손 등과 범행을 공모한 사실을 진술할 것으로 검찰은 기대하고 있다. 서류를 위조해 막대한 유산을 가로챘던 곽씨 장손 등이 구속돼 더 이상 뒷돈을 줄 수 없어 그들을 감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씨) 살인 사건 동기와 배후, 조씨와 구속자들의 관련성 여부를 형사3부와 형사4부가 합동으로 계속 수사해 명명백백히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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