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속편 제작이 부담됐냐고요? 전혀요. 오히려 저에게는 영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27일 개봉한 영화 ‘킹스맨: 골든서클’(‘킹스맨2’)로 돌아온 매슈 본 감독은 전 세계 영화 팬을 사로잡은 국제정보조직 킹스맨 요원들과 재회에 한껏 들떠 있었다. 26일 영국 런던에서 화상 인터뷰로 서울의 한국 기자들과 마주한 본 감독은 “이렇게 멋진 배우들과 다시 작업할 수 있어 기뻤다”면서 “속편 제작이 쉽지는 않지만 걱정만 하면서 주저했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2월 개봉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킹스맨1’)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악당에 맞선 킹스맨 요원들의 활약을 기상천외한 액션과 B급 감성 유머에 담아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만 612만 관객을 동원했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관객수다.
속편 ‘킹스맨2’는 킹스맨 본부가 국제범죄조직 골든서클의 공격을 받아 파괴된 뒤 킹스맨 요원들이 미국의 형제 조직 스테이츠맨과 손잡고 골든서클을 소탕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채닝 테이텀과 할리 배리 등 할리우드 유명배우들이 스테이츠맨으로 합류한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킹스맨의 전설 해리 하트(콜린 퍼스)의 생환이다. “해리가 없는 킹스맨을 상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관객들도 해리가 등장하는 킹스맨을 더 좋아할 거라 생각했어요.” 관심을 모은 해리의 부활 방식에 대해 본 감독은 “이야기를 구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설명하며 “운명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본 감독이 해리를 다시 살려낸 덕분에, 1편 개봉 당시 “속편이 나오면 꼭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던 퍼스는 신입요원 에그시 역의 태런 에저튼, 훈련교관 멀린 역의 마크 스트롱과 함께 최근 내한해 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특별 출연한 팝스타 엘튼 존도 눈길 끈다. 영화에서 그 자신을 연기한다. 길지 않은 등장이지만 ‘미친 존재감’으로 관객을 휘어잡는다. 본 감독은 “1편 때부터 캐스팅하고 싶었는데 당시엔 거절 당했다”며 “2편에서 함께 일하게 돼 굉장히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더 나아가 “엘튼 존의 출연은 꿈이 실현된 것”이라며 연신 “드림 컴 트루”를 외쳤다.
킹스맨의 활동 무대가 영국에서 미국으로 넓어지면서 등장인물과 소재가 한층 풍부해졌다. 번외편 또는 3편 제작도 충분히 가능할 듯싶다. 본 감독도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킹스맨 요원들이 영국다운 것을 보여준다면, 스테이츠맨 요원들은 미국다운 것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이런 세계관은 계속 확장해 나갈 수 있어요. 각 나라마다 그들의 문화와 속성을 보여줄 수 있는 ‘OOO맨’을 만들면 되니까요. 언젠가 ‘코리안맨’도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선 3편을 잘 만들고, 그 다음 이야기를 구상해 봐야 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본 감독은 “관객이 애정을 가진 캐릭터가 어떤 여정을 밟아 가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장면들이 많이 빠졌다”며 감독판 개봉 가능성도 열어뒀다.
“발을 다쳐서 한국에 가지 못했는데 퍼스와 에저튼, 스트롱이 저에게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얘기하더군요. 한국 관객에게 정말 감사드려요. 1편을 사랑해준 만큼 2편에도 많은 애정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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