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신청 상태…저수지에 빠져
국토교통부 재직 시절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도태호(57) 경기 수원시 제2부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26일 오후 3시5분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 내 원천저수지에서 도 부시장이 물에 빠져 숨져 있는 것을 119 구조대원들이 출동, 병원으로 옮겼다. 산책하던 한 시민은 “물 속에서 사람이 허우적거리고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도 부시장을 서둘러 인양했으나 이미 심정지 상황이었다. 현장에서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공원 방범용 폐쇄회로(CC)TV에는 10여분 전 도 부시장이 홀로 데크를 걷다 저수지에 뛰어드는 모습이 담겼다.
도 부시장은 국토부 재직 당시 비리 혐의가 포착돼 이날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였다. 도 부시장은 지난 2011년 국토부에서 주관하는 관급공사를 수주해주겠다는 명목으로 한 토목업체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지난 4월부터 수사를 받아왔다. 도 부시장도 3차례 조사 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부시장은 이날 오전부터 확대간부회의, 업무협약식 등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2시10분쯤 혼자 택시를 타고 시청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에 대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도 부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그의 옷에서 휴대폰을 수거해 분석하는 한편,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 부시장이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를 받았으며, 심야 조사나 강압 수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도 부시장이 숨지면서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1987년 행정고시 제31회로 공직에 입문한 도 부시장은 국토부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지난해 1월 수원시 제2부시장에 취임해 1년9개월을 일해왔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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