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부담이 자녀지원보다 커
나홀로 노인 가구 10명 중 4명은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 부담이 자녀 또는 친척의 지원을 받는 경우보다 커진 것은 처음이다.
26일 통계청의 ‘2017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고령자 가구(가구주 연령 65세 이상) 386만7,000가구 중 1인 가구는 33.5%인 129만4,000가구로 집계됐다. 고령자 1인 가구 중엔 70대가 47.5%로 가장 많았고, 80대 이상(26.5%)과 65~69세(2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오는 2045년에는 고령자 1인 가구가 현재의 3배 수준인 371만9,000가구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중 80대 이상의 비중도 38%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체 고령자 1인 가구 중 본인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이들의 비중은 41.6%(2015년 기준)로, 직전 조사(36.3%ㆍ2013년)에 비해 5.3%포인트 높아졌다. 본인 부담 방식은 ‘연금ㆍ퇴직급여’가 4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근로ㆍ사업소득’(39.5%) ‘재산소득’(12.2%) ‘예금’(8.1%) 등의 순이었다. 반면 자녀 또는 친척의 지원을 받아 생계를 꾸리는 가구의 비중은 31.8%로, 2년 전(42.3%)보다 대폭 감소했다. 고령자 1인 가구의 생활비 마련 관련 통계에서 본인 부담이 자녀ㆍ친척 지원 비중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노후는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체 고령자 가운데 ‘부양 의무는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이의 비중도 2012년 22.3%, 2014년 23.8%, 지난해 27.2% 등으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인 취업자수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고령자 1인 가구 취업자는 44만2,800명으로, 전년(42만9,500명)보다 1만3,300명(3.1%)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고령자 1인 가구 취업자 중 70대가 53.3%로 가장 많았고, 65~69세(32.5%), 80대 이상(14.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고령자 1인 가구 중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2.5%에 불과했다.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했다가 생계를 위해 취업하는 노인들이 많다는 얘기다.
한편 고령자 1인 가구는 전체 고령자 가구에 비해서는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자 1인 가구 중 전반적인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은 41.0%, 전체 고령자 가구의 응답 비율(44.1%)보다 낮았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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