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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리뷰]‘범죄도시’, 깔끔한 직구 날리는 통쾌한 액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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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리뷰]‘범죄도시’, 깔끔한 직구 날리는 통쾌한 액션영화

입력
2017.09.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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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는 10월 3일 개봉한다. 메가박스플러스엠-키위미디어 제공
'범죄도시'는 10월 3일 개봉한다. 메가박스플러스엠-키위미디어 제공

언제부턴가 다양한 매체들이 ‘사회 비리’에 집중하면서 제대로 된 직업의식을 가진 인물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영화 속 가장 많이 나오는 직업 형사, 검사, 기자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세상 속에서 사는 관객들은 언제나 답답함과 불안함을 느껴야 했다. 하지만 영화 ‘범죄도시’는 다르다. 주인공인 베테랑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는 시민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과 제대로 된 정의의식과 더불어 조폭 두목들도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슈퍼 주먹’까지 가졌다. 즉 이 영화는 마음씨도 좋은데다가 조폭들보다 더 힘센 형사가 등장하는 히어로물이다.

마석도에 의해 서울 금천구 가리봉동에서는 춘식이파, 독사파, 이수파 등 여러 조직이 나름대로 조화롭게 살아간다.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는 조직폭력배들이 마석도 앞에서 순한 양이 되는 모습은 판타지로 보이기는 하지만 ‘범죄도시’를 오락영화로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다.

마동석의 외모에서 풍기는 위압감과 그럼에도 푸근해 보이는 이미지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며, 애드리브처럼 치고받는 코믹한 모습은 관객에게 웃음과 함께 몰입감을 선사한다. 앞서 영화 ‘베테랑’ ‘부산행’에서도 선보였던 마동석의 이미지는 이 영화를 통해 극대화 돼 든든한 한국형 히어로로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평화로운 동네에 독사파의 두목을 잔인하게 살인하며 극악무도함을 알리는 이가 나타나는데, 그가 쟝첸(윤계상 분)이다. 잔뜩 찌푸린 얼굴에 어깨 길이를 넘긴 헤어스타일을 가진 그는 지금까지 마석도가 관리했던 조직 폭력배들과 차원이 다른 잔인함으로 동네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연기 인생 최초로 악역을 맡은 윤계상은 많은 대사가 있지는 않지만 묵직한 조선족 사투리와 몸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들로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가만히 있으면 순해 보이지만 그 눈빛에서 나오는 살기는 차갑다. 특히 마지막 액션신 중 머리를 산발하고 악을 지르는 모습에서는 윤계상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범죄도시’에는 조연배우들의 캐릭터도 하나하나 살아 있다. 최귀화는 강력반 형사의 리더 역할로 윗사람이라기보다는 마석도의 친구로서 인간적인 매력을 과시한다. 조재윤은 의리를 중요시 여기는 춘식이파 두목으로, 임형준는 독사파 조직원, 하준은 각각 막내 형사로 분해 영화에 살을 덧붙인다. 주목할 건 박지환이다. 얼마 전 ‘대립군’에서도 독특한 캐릭터로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그가 이번엔 이수파 서열 넘버 원 조폭이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가진 인물로 분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보했다. 이외에도 장첸 패거리의 진선규와 김성규 등 스크린에서 간간히 얼굴을 보였지만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이 강한 캐릭터를 맡으면서 극을 풍성하게 한다. 조진웅은 카메오로 등장해 반가움을 주며, 예고했던 대로 예정화는 잠깐 얼굴을 비친다.

'범죄도시'는 10월 3일 개봉한다. 메가박스플러스엠-키위미디어 제공
'범죄도시'는 10월 3일 개봉한다. 메가박스플러스엠-키위미디어 제공

영화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만화 같은 일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꾸며졌다. 2004년 당시 하얼빈에서 넘어왔던 조선족 폭력배 왕건이파와 연변흑사파 사건을 재구성해 만들어진 것.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건 여기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앞서 개봉했던 영화 ‘청년경찰’이 조선족을 비하했다는 것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면 ‘범죄도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데다가 가장 잔인한 조선족 출신 조폭을 소탕하기 위해 조선족 주민 및 나름대로 착한 조폭들이 함께 힘을 모은다는 데서 논란을 피한다.

특히 ‘범죄도시’의 가장 큰 장점은 시종일관 통쾌함을 자아낸 데는 데 있다. 이야기는 답답함 없이 흘러가고 액션은 빠르고 결말도 명확하다. 마석도와 장첸이 왜 착한 인물 혹은 나쁜 인물이 됐는지 구구절절한 설명도 없다. 특별한 반전을 꾀하거나 빙빙 돌려 꼬지 않고 정공법으로 메시지를 던진다, 121분 동안 정확하게 자신의 할 말을 하고 정확히 매듭을 짓고 떠난다. 때문에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나서 찝찝함 없이 홀가분하게 영화관을 나설 수 있게 된다.

이에 이번 추석 연휴, 할리우드 대작 ‘킹스맨: 골든 서클’과 한국형 블록버스터 ‘남한산성’과 부딪쳐야 할 ‘범죄도시’가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기대를 해봄직 하다. 내달 3일 개봉.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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