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경영 퇴진, 우선매수권도 포기
채권단 자율협약 형태로 구조조정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3년 만에 또 다시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이로써 금호타이어는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구조조정 기업이 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손을 떼고,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기로 했다.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6일 주주협의회를 앞두고 “자구안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위기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 채권단 주도의 정상화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며 “박삼구 회장도 경영에서 즉시 퇴진하고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정상화 추진과정에서 상표권 문제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영구사용권도 허용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2일 중국기업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최종 결렬됐다. 같은 날 박 회장은 채권단에 7,3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했다. 자구안에는 ▦내년 3월까지 중국 공장 인적분할 후 지분 70% 매각(4,000억원) ▦연말까지 사모펀드 방식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2,000억원) ▦대우건설 보유지분 4.4% 매각(1,300억원) ▦임원 8명ㆍ사무직 140여명 축소 등 인건비 감축 방안(연간 100억원 규모) 등이 담겼다.
채권단이 밝힌 자율협약 형태의 경영 정상화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가장 낮은 단계의 구조조정 방식이다. 워크아웃에 비해 채권은행 여신의 건전성 분류 기준이 느슨해 지원 부담이 덜하고 절차 진행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팀이 꾸려지는 대로 중국공장 등 사업장 실사에 들어간 뒤 신규자금 투입 규모와 방법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달말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도 재연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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