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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들 사망 6년간 숨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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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들 사망 6년간 숨긴 아버지

입력
2017.09.2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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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묻은 뒤 사망 신고 안 하고

장애인 급여 등 1800만원 받아

경찰이 암매장한 시신을 찾기 위해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경북 영천시 한 하천부지를 수색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경찰이 암매장한 시신을 찾기 위해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경북 영천시 한 하천부지를 수색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생활고에 시달린 아버지가 장애인 아들이 집에서 숨지자 시신을 몰래 묻었다가 적발됐다. 아들 앞으로 나오던 장애인 급여를 계속 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26일 지병을 앓던 장애인 아들(당시 38세)이 숨지자 하천부지에 몰래 묻은 뒤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장애인 급여를 계속 받아 온 혐의(사체 유기 등)로 A(73)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12월쯤 집에서 잠자던 아들이 숨지자 금호강변 하천부지에 묻고, 아들 명의로 나오던 장애인급여 등을 210회에 걸쳐 1,800만 원을 받아 생활비 등으로 썼다.

경찰조사결과 숨진 아들은 정신지체장애 2급인데다 암수술과 심한 당뇨합병증까지 겹쳐 입퇴원을 반복했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았다. 중장비 조종을 하던 A씨는 나이가 들고 불경기로 일감이 없어 별다른 수입이 없었다. 자신 앞으로 나오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아들 명의의 장애인 급여 등 매달 130만 원 가량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이 같은 사실은 구청 장애인 담당 공무원이 아들 상태 확인을 위해 면담을 요청하면서 드러났다. A씨는 담당 공무원이 방문할 경우 아들이 이미 숨진 사실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그는 지난 15일 직접 경찰서를 찾아와 “두 달 전 함께 낚시를 간 아들이 과자 심부름을 시켰는데, 그 뒤로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2개월 전에 실종했다는 아들이 수년째 행적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범죄와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본격 수사에 나서 사건 전모를 밝혀냈다. A씨가 세들어 살던 집주인과 친인척 등을 탐문하는 과정에서 오래 전부터 숨진 아들을 본 사람이 없고, 병원 치료 기록도 없는 점을 수상히 여겨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A씨가 지목한 사체 유기장소 일대를 4일간 수색했으나 발견하지 못했으며, 수색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20여년 전 아내와 사별한 A씨는 두 아들이 있지만, 다른 아들과는 거의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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