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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103세 배나무 ‘백세리’에 배가 주렁주렁

입력
2017.09.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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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100세 이상 노인에 선물

온조대왕 제수용품 등 활용 검토

천안시청 광장에 심어진 수령 103년의 배나무 '백세리'가 아름다운 수형과 주렁주렁 매달린 배를 뽐내고 있다.
천안시청 광장에 심어진 수령 103년의 배나무 '백세리'가 아름다운 수형과 주렁주렁 매달린 배를 뽐내고 있다.

충남 천안시청사 광장에 심어진 수령 103년의 배나무에 배가 주렁주렁 열려 화제다.

이 배나무는 천안시가 지난 2009년 3월 천안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해 지역 대표농산물 인 ‘천안 배’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알리기 위해 성환읍의 한 과수원에서 기증받아 옮겨 심은 것이다.

성환읍 대흥리에서 배 과수원을 하는 김정훈(76)씨로부터 기증을 받은 이 나무는 당시 천안지역에서 살아있는 배나무 가운데 수령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시는 나무의 정확한 나이를 인증을 받기 위해 국립수목원에 나이테 샘플 ‘근원원판’을 보내 측정을 의뢰했다. 국립수목원으로부터 측정결과 수령이 95년임을 확인한 천안시는 나무를 시청사에 옮겨 심고 이름을 ‘백세리’로 지었다.

지름 45㎝, 높이 210㎝, 둘레 370㎝로 신고배 품종의 ‘백세리’는 103년이 지났지만 수세가 양호하고 단아한 외형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백세리는 이식 이후 배를 제대로 매달지 못했다.

나이 탓으로 뿌리를 새로 내리고 가지를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의 몸살을 심하게 앓았다. 이로 인해 몇 년간 수정된 배의 크기는 어린아이 주먹만하거나 수확시기 이전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천안시농업기술센터는 겨울철 전지부터 화접, 적과, 병충해 방제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그 결과 올해 열린 60여개의 배는 시판 중인 중간 크기의 배와 비슷한 크기로 성장했다. 맛은 일반 신고배보다 과육이 적고 신맛이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시는 내년에도 백세리에서 수확이 가능한 배가 열릴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활용방안을 검토 중이다.

천안시 관계자는 “나무가 워낙 노령이라 맛이 시중에서 판매하는 배의 맛에 비해 떨어진다”며 “내년에는 백세리를 활용한 배 주산지인 ‘천안배’의 성가를 알리는 방안과 백제온조대왕제사, 관내 100세 이상 노인 선물 등 다양한 의견을 참고해 활용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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